경기지역 한 공립 중학교에서 교감이 불법 과외를 하고 교사들이 학생 성적을 조작한 사실이 교육청 감사에서 드러났다.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이재정)은 해당 교감과 교사를 직위해제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며 성적 조작에 가담한 교사들을 징계하도록 했다.

14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이 공립 중학교 A교감은 지난해 5∼6월 매주 토요일 학교운영위원 자녀인 1∼2학년 학생 2∼3명을 학교로 불러 수학 과목을 2시간가량 지도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수학교사 출신인 A교감이 같은 학교 B부장교사를 통해 학부모들에게 제안했고 과외 대가로 의류와 가방, 현금 등 120만원 상당과 골프·향응 접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A교감은 다른 교감보다 10배나 많은 휴일근무수당을 챙기기도 했다.

이 교감은 또 B부장교사를 통해 학교운영위원 자녀의 예체능 실기 점수를 조작하도록 지시했다.

해당 학생의 미술 실기 점수는 최하점인 'D'에서 'B'로 조정됐으나 말썽이 생기자 원래 점수로 복구된 것으로 알려졌다.

A교감은 음악 실기 점수까지 조작하려 했으나 담당 교사가 거부했다고 교육청 관계자는 전했다.

체육 담당인 B부장교사는 이 학생을 비롯, 19명의 체육 실기점수를 직접 또는 다른 교사에게 부탁해 고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B부장교사는 "성적은 전산으로 입력할 때 오류가 발생한 것일 뿐"이라며 성적 조작을 부인하고 있다.

교육청은 이 같은 감사 결과를 지난달 30일 학교와 A교감·B부장교사에게 통보한 뒤 다음날 두 사람을 직위 해제했다.

담당 경찰서는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이들을 수사 중이며 이 과정에서 성적이 조작된 학생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도 교육청은 다음달 징계위원회를 열어 A교감과 B부장교사 그리고 가담한 교사 4명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