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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사드배치와 국론분열의 원인

 

사드배치 발표가 다가오자 거론되던 지역에서는 ‘예방적’ 반대시위가 있었다. 그러다가 지난 13일 후보지에 없던 성주로 최종 발표되자 대대적인 반대시위가 일어났다. 급기야 15일에는 설명회에 참석하려던 국무총리가 6시간 30분이나 시위대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국민의당은 사드배치를 반대하고 국회의 동의를 요구하고, 안철수 의원은 국민투표를 주장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찬성도 반대도 아닌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문재인 의원은 사드배치의 재검토를 요구한 반면 김종인 의원은 재검토 가능성을 일축했다. 새누리당은 사드배치를 긍정하지만 실제 배치되는 성주가 포함된 TK지역 의원들은 공공연히 반대하고 있다. 국방부와 미군은 결정과정을 공개하지 않다가 뒤늦게 사드의 전자파 위험성이 없다며 괌에 배치된 사드부대를 공개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사드배치와 관련된 정치권과 국민들의 분열과 대립은 거론하기도 힘들다. 중국과 러시아는 극렬 반발하고 나섰고 우리에 대한 보복도 시사하고 있다. 북한은 한 술 더 떠 사드배치는 ‘천인공노할 만행’이라고 한다. 도대체 사드가 뭐길래, 어떻게 했어야 하길래 이렇게 혼란스러울까?



사드배치 여부와 성주 배치는 별개 문제

사드(THAAD)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말한다. 레이더로 북한이 발사하는 미사일을 탐지하여 공중에서 요격하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레이더 탐지범위에 중국도 일부 포함되므로 중국의 반발을 불러왔다.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을 견제할 수 있으되,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외교적 결단이 필요하므로 찬반양론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사드의 성주 배치에 반대하는 국내 정치권과 성주 군민들 모두가 배치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사드배치 자체의 반대와 성주 배치의 반대를 구분해서 접근해야 해법이 나온다. 성주 지역의 반발은 결정과정이 공개되지 않다가 반대시위가 격화되자 지역주민을 설득하려고 나선 것에서 비롯된다. 현재의 상황에서는 진솔하게 해로움이 없다는 점을 설명하는 한편 주민의 감정을 고려하여 적절한 반대급부를 제공하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 물론 처음부터 공개적으로 논의했다고 해서 선뜻 동의했을 리는 없다. 사드의 무해성을 설명하기 위하여 우리 군이 현재 운용 중인 그린파인 레이더와 패트리어트 레이더를 공개하고 전자파를 측정하기도 했는데, 이런 기존의 레이더들을 배치할 때 공개적인 논의를 하거나 인센티브를 제공한 기억은 없다.



정해진 절차와 전문가를 믿어야 해결 가능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외교적 문제를 야기하므로 결국 헌법상 외교권을 부여받고 있는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다. 물론 대통령은 국내외적으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사드는 미군이 운용하는 장비이므로 한미 상호 방위조약과 주한미군 지위협정에 따른 장비 반입권 행사로 볼 수 있다. 새로운 조약 체결이 아니므로 국회의 동의는 필요 없다. 부지는 우리가 제공하고 운영은 미군이 하므로 주한미군의 방위비를 증가시킬 수는 있다. 방위비 분담액의 증액은 국회의 동의사항이지만 배치여부에 대한 사전동의는 불필요하다. 국민투표로 결정하자거나 차기 대선에서 국민의 의사를 물어야 한다는 말도 부적절하다. 고도의 군사문제이므로 전문가가 판단해야 할 사항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문제에 대하여 국민투표 부의권을 갖지만, 그것은 다른 절차로 결정하기 어려운 사항이 대상이다. 국민이 주권자라고 국민투표로 모든 것을 결정한다면 헌법체계가 무너진다. 그렇다면 무엇이 국민투표 사항일까? 제2차 개헌(1954) 때 규정된 ‘주권의 제약과 영토변경’ 정도가 해당된다. 국가적 문제를 결정하는 다양한 절차가 헌법에 규정되어 있다. 국민은 각 절차에 따른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물론 국민은 주권자이므로 각 절차의 담당자에게 정치적 책임을 물을 수 있고 물어야 한다. 이번 사드배치 과정의 국론분열은, 그러한 절차와 전문가의 판단을 믿지 못하는 국민의식, 대안도 없이 정치적 논쟁을 부추기는 일부 정치권, 그리고 군사기밀로 끝까지 비공개로 할 것도 아니면서 국민들을 설득하지 않고 비밀작업 끝에 무작정 발표해버린 정부,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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