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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된 아이들 꿈·추억 깃든 ‘기억교실’ 옮길 채비

4·16가족協 “앞으로 기억될 수 있는 장소 마련 최선”
유가족 등 방문 후 소독 진행… 20~21일 본격 이전

단원고 존치교실 이전 사전작업

세월호 참사 당시 2학년 학생과 교사들이 사용하던 안산 단원고 ‘기억교실(존치교실)’의 이전 준비작업이 시작됐다.

4·16가족협의회는 지난 6일 단원고, 경기도교육청 등과의 사회적 합의에 따른 존치 교실 이전을 위해 소독작업 등을 진행했다.

협의회는 이날 오후 3시쯤 시민, 유가족 등에게 마지막으로 존치교실을 둘러볼 시간을 준 뒤 교실의 모습이 담긴 사진 13장을 학교 밖으로 꺼냈다.

유경근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희생된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돌아올 때까지만 교실을 지키고 싶다는 유가족들의 소망이 그저 욕심으로만 비쳐졌다”며 “존치교실을 지키기 위해 2년 동안 교육청에 호소하고 무릎 꿇고 부탁을 해 봤지만 대다수 사람에게 애물단지였다”고 자책했다.

이어 “지금 아이들이 뛰놀던 교실이 옮겨 가려는 곳(안산교육지원청 별관)은 2~3년 임시로 머무르는 곳”이라며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기억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교실 이전 준비절차 시작에 앞서 참석자들은 묵상하며 2년 전 참사의 그날을 기억했다.

묵상이 끝나자 천주교, 기독교, 불교 등 3대 종단 주관의 참회 기도가 이어졌다.

손창현(이냐시오·천주교 수원교구 안산대지구 사무국장) 신부는 “세월호 참사 이후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이 노력했지만 진실이 밝혀진 것은 없다”며 “많은 사람이 우리를 잊고 있지만 떠나 보낸 아이들을 기억하면서 감춰진 진실을 드러내자”며 신의 은총을 기도했다.

김은호(안산 희망교회) 목사는 “기억교실 정리 절차를 진행하려 해 참으로 죄송하고 부끄러울 따름이며 진실이 밝혀질 그날을 기다리며 투쟁의 길을 걷도록 지켜달라”고 기도했고, 도선(안산 부곡종합사회복지관장) 스님은 “별이 된 아이들의 꿈과 추억이 깃든 교실을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교실을 이전하려 한다. 별이 된 아이들이 어느 곳에서나 빛나도록 빛을 보태겠다”며 반야심경을 봉독했다.

참회의 기도가 끝나자 교실을 옮기기 위한 첫 절차로 2∼3층 교실과 교무실 입구 복도에 출입통제선이 설치됐다.

2∼3층 교실 10개, 교무실 1개, 복도 2개 등 13개 공간 전체에서의 소독 작업 후 참석자들은 13개 공간을 찍은 사진 액자를 앞세워 안산 화랑유원지 내 정부 합동분향소로 자리를 옮기고, 기억교실 사진을 분향소에 전시했다.

기억교실은 16일 개학 후 첫 주말인 20∼21일 이틀에 걸쳐 안산교육청 별관으로 이전될 예정이다.

이전 전날인 19일에는 단원고 운동장에서 유가족, 재학생, 학부모, 시민 등이 참여한 가운데 ‘기억과 약속의 밤’ 추모행사가 진행된다.

안산교육청 별관으로 이전되는 기억교실은 4·16 안전교육시설이 건립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보존·전시된다.

/안산=김준호·이상훈기자 l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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