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지난해 하반기 일제 조사
부천지역에서 폐지를 주워 생활하는 노인 10명 중 8명은 월 수입이 30만원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부천시에 따르면 최근 시가 지난해 하반기 지역 36개동 주민자치센터별로 폐지 줍는 노인 일제 조사를 벌인 결과, 폐지 줍는 노인은 469명으로 이 가운데 70%인 328명이 할머니였다.
여성이 남성보다 수명이 긴 점을 고려하더라도 할머니의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이는 가족의 생계에 대한 어머니의 강한 책임감이 노년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시는 분석했다.
특히 이들의 월평균 소득은 폐지 수거 수입을 포함해 15만원 이하가 42%였고 16만∼30만원이 37%, 그 이상은 21%였다.
월 총소득이 30만원도 안되는 노인이 79%에 달해 상당수 노인이 매우 곤궁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체의 19%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였다.
연령은 71∼80세가 52%로 가장 많고 70세 이하와 80세 이상은 각각 24%였다.
문제는 노인들이 폐지를 수거하면서 교통사고 등 안전사고에 노출돼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데 있다.
실제 지난 2월 5일 오전 6시 50분쯤 부천시 오정구 삼정동 주유소 앞에서 폐지를 줍던 70대 노인이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시는 야간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노인들에게 야광 조끼·반사경·야광 테이프·장갑 등을 지급할 계획이다.
또 경찰·소방서와 합동으로 안전교육을 하고 일자리도 알선할 방침이다.
이기익 시 노인정책팀 주무관은 “생계유지나 용돈 마련을 위해 폐지를 수거하는데 간혹 사고를 당해 그마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공직선거법에 따라 시 예산으론 지원할 수 없어 경기도의 예산을 받아 노인 보호 장구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천=김용권기자 yk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