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돼 지난 6월 개관한 ‘시흥에코센터’가 시흥시의 막무가내식 행정과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골칫덩이로 전락, 혈세낭비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17일 시흥시에 따르면 센터는 지난 2010년 환경부가 저탄소 생활실천과 녹색성장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국제적 환경교육 명소를 설치하고자 수도권내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해 시흥시가 선정되면서 건립됐다.
이에 시는 국비 100억원, 도비 25억원, 시비 75억원의 예산을 들여 정왕동에 5년여 동안 대지면적 1만4천732㎡, 연면적 4천632㎡ 건축면적 2천775㎡ 규모의 센터를 조성했다. 이곳에는 상설전시장, 어린이체험놀이터, 기획전시실, 교육실, 토의실, 카페, 재생에너지 체험장, 전기차 체험장, 생태연못, 생태텃밭 등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지난 6월 초 ‘시흥에코센터 초록배곧’으로 개명한 뒤 문을 연 센터는 2달반 가량 누적 방문객이 고작 7천여명에 불과, 일일 평균 방문객이 100명에도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 시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특히 대분분의 환경 기관들이 무료로 운영되는 것과 달리 센터는 입장료(성인 2천원, 유아 등 1천원)까지 받고 있음에도 매년 6억원 이상으로 판단되는 운영비조차 확보할 수 없는 상태인데다 이에 따른 운영비 확보 계획조차 없어 현재로선 무작정 혈세를 투입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더욱이 사업 시행 초기 비용편익분석(B/C)결과 0.884의 값이 나옴에 따라 적자 운영이 예상된다는 감사원의 지적사항과 함께 용역결과도 건립연도에는 1억원, 오는 2036년에는 30억 원 이상의 누적 적자 예상까지 나왔지만 시는 사업을 강행해 ‘화를 자초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지역내 한 정치권 인사는 “나랏돈 받았으니 우선은 짓고 보자는 식으로 행정을 한 결과가 지금 에코센터의 상황이다”며 “피땀흘려 번 돈으로 낸 시민들의 세금을 잘 지키고 똑바로 써달라고 했더니 엉뚱한 곳에 쏟아 부어야 할 판이다”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관람객들은 체험시설 등이 유아 또는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 수준의 시설이라고 비아냥거리기까지 했다.
최근 전시관을 찾았다는 시민 J씨는 “무슨 건물인지 궁금해 찾았는데 전시관을 알리는 이정표도 부족하고, 관람 시설도 아이들 놀이터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성인을 위한 시설은 기껏해야 카페정도였다”며 “둘러보면서 관람객보다 직원들이 더 많은 것처럼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설립 초기이다 보니 홍보가 미흡한 것은 사실이고 수시로 현장을 방문에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고 해명했다.
/시흥=김원규기자 kw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