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심사 작업이 종반전으로 접어들면서 공천갈등의 파고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주 들어서 공천심사위가 당 중진들에 대한 본격적인 `물갈이'를 시작하면서 공천반발이 거세지고 단순 항의 시위 차원을 넘어 조직화 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26일 현재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은 권태망 박세환 이상희 박승국 민봉기 이양희 박시균 나오연 박원홍 강신성일 김기배 박종웅 의원 등 12명. 또 백승홍 의원은 공천심사에 앞서 탈당했다.
여기에 비리혐의로 구속된 의원 가운데 옥중 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는 박명환 박주천 의원을 비롯해 상당수 중진들의 탈락도 예고되고 있어 당내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들 공천탈락자들은 공천심사결과에 반발하며 재심을 요청하는 한편,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공언하고 있고 각 지구당에선 새 후보를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어 적지않은 공천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선 지난 16대 총선 때처럼 `제2의 민국당'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지난 16대와는 달리 이번의 경우 열린우리당이 영남지역에서 `올인전략'으로 나오고 있어 공천후유증이 본격 드러나면 당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도 있다는 걱정어린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박승국 의원을 비롯해 공천탈락자 30여명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책모임을 갖고 공동성명서를 발표, 김문수 공천심사위원장 교체 및 재심을 요구하는 등 공동대응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박 의원은 지난 연말 당무감사결과 유출사건이 최병렬 대표측의 고의 유출에 의한 `공작정치'라고 주장하고 박시균, 박세환, 백승홍 의원 등 대구.경북 탈락자를 주축으로 `무소속 연대'를 만들어 한나라당을 응징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대변인격인 박종웅 의원도 자신의 공천탈락에 대해 "YS 털어내기 보복 공천"이라고 반발하며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나오연 의원이 탈락한 경남 양산지구당 당원.당직자들도 성명을 내고 "낙하산 공천결정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했다.
물론 아직까진 예년에 비해 공천후유증이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이렇다할 물리적 충돌도 없었다. 공천심사위가 후보를 확정해서 발표하지 않고 `단수우세후보'로 결정, 재심 또는 번복 가능성을 열어놓은 데다가 공천심사위에서 후보를 일괄발표하지 않고 조금씩 발표, 조직적 반발을 어느 정도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천심사위의 심사가 끝나고 운영위에서 이를 논의, 공천후보를 최종 확정하는 과정엔 심각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