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일선 시·군·구 보건소에서 만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독감(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을 시행 중인 가운데 일부 지역 보건소의 경우 보유 백신 부족으로 원활한 접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 보건소뿐 아니라 위탁 병·의원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빚어지면서 대상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지만 정작 도는 이날 현재까지도 일선 시군구 보건소 백신 보유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23일 질병관리본부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0일부터 전국 만 65세 이상(1951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 노인을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수원(4곳) 등 도내 모든(45곳) 보건소에서 만 65세 이상(약 81만명)을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을 시행, 대상자들은 신분증을 지참해 백신 소진시까지 관할 보건소를 방문하면 접종 받을 수 있으며, 지역 보건소와 위탁을 맺은 대략 1천여 곳의 병·의원에서도 다음달 15일까지 접종이 가능하다.
그러나 무료 예방접종이 시행된 지 열흘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보건소는 물론 병·의원들까지 보유 백신이 바닥나거나 물량이 부족해 접종 대상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더욱이 보건소를 찾은 대상자들은 백신이 없어 다른 병·의원으로 발길을 돌려야하는 불편이 초래되고 있음에도 정작 도는 보건소별 백신 보유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란 비난마저 사고 있다.
실제 수원, 오산, 평택, 안산 등 도내 일부 보건소들의 경우 보유 중인 백신이 없어 위탁 병·의원(11월 15일까지)에서만 무료 예방접종을 할 수 있었으며, 일부 지역은 위탁 병·의원 중 절반이 백신 소진으로 접종 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모(69·여·수원)씨는 “무료로 독감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고 해 보건소에 갔더니 백신이 없다며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며 “보건소에서 해 준다고 했는데 나이 많은 사람 훈련시키는 것도 아니고 헛 걸음만 했다”고 토로했다.
도내 한 보건소 관계자는 “예상보다 많은 이들이 와서 백신이 소진된 상태”라며 “추가 확보도 어려운 만큼 아마 다른 보건소나 병·의원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백신이 떨어진 보건소가 있다는 건 처음 들었다.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고,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일부 지역의 경우 초기에 부족한 곳이 있을 수도 있다.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사전에 보건복지부 콜센터로 문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도내 보건소 인플루엔자 백신 공급량은 약 91만5천 도스(1dose: 1회 접종량)로 대부분 9~10월 사이에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