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외국인 선수는 자유계약선수(FA) 영입과 함께 단기간 전투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전략이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룬 두산 베어스만 봐도 외국인 선수가 전력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더스틴 니퍼트(35)와 마이클 보우덴(30), 닉 에반스(30·이상 미국)가 올해 펼친 활약은 굳이 긴 설명이 필요 없다.

2016시즌이 모두 종료된 8일 현재 두산 베어스가 3명 전원과 재협상을 추진하는 반면, SK 와이번스는 새 외국인 선수를 알아보느라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SK는 1명 재협상, 2명 교체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왕조’를 이룬 SK 와이번스의 올해 외국인 선수 농사 결과는 두산과 사뭇 달랐다.

오른손 선발 투수 메릴 켈리(28·미국)는 뛰어났다.

올해 성적은 9승 8패 평균자책점 3.68이다.

타선 도움만 받았더라면 충분히 지난해(11승)에 이어 두 자릿수 승수를 쌓을 수 있었다.

특히 그는 선발 투수의 최고 미덕인 ‘이닝 소화력’이 훌륭했다.

올해 KBO리그에서 200이닝 이상 마운드에서 버틴 투수는 켈리(200⅓)와 헥터 노에시(206⅔), 양현종(200⅓·이상 KIA)밖에 없다.

구단은 내년에도 SK 유니폼을 입고 뛰는 켈리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다만, 켈리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하면서 아직 재계약을 단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켈리한테 손을 내미는 메이저리그 구단이 있을지, 있다면 어떤 조건을 제시할지가 관건이다.

만에 하나 FA 시장에 나온 좌완 에이스 김광현(28)과 켈리를 모두 놓칠 경우 내년 SK 마운드 운용에는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유격수 헥터 고메즈(28·도미니카공화국)는 ‘계륵’이다. 남 주자니 아깝고, 데리고 있자니 못마땅하다.

SK 관계자들은 올 시즌 줄곧 고메즈를 향해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결정적인 순간 제 몫을 해 고개를 끄덕이게 하더니 얼마 안 돼 어처구니없는 플레이로 할 말을 잃게 하고는 했다. 다음 날에는 또 자기 역할을 하는 식이었다.

타율 0.282(456타수 129안타) 21홈런 62타점 74득점 16도루가 올해 성적표다.

그는 25개의 수비 실책을 저질러 전체 1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SK는 고메즈와 재계약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더 우수한 야수를 물색 중이다.

왼손 투수 브라울리오 라라(28·도미니카공화국)와는 결별을 확정했다.

라라는 부진으로 방출된 투수 크리스 세든을 대신해 시즌 도중 영입됐지만, 팀 전력에 아무런 보탬이 되지 못했다.

17경기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승 6패 평균자책점 6.70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SK는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 사령탑을 지낸 트레이 힐만 감독을 영입, ‘왕조 재건’을 노린다.

뛰어난 외국인 선수는 필수다. SK 구단 프런트가 요즘 발에 땀이 나도록 돌아다니는 이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