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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구칼럼]특이한 대통령

 

최씨 게이트가 한창일 때 특이한 트럼프가 미국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렇게 우주의 기운을 좋아하던 분께서 혼조차 없는 식물로 트럼프와 인맥이 있는 사람을 찾기에 급급했다. 한 순간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부끄러운 나라의 국민이 되어 버린 것이 너무 분하고 억울하여 시민들은 광화문으로 몰려나왔다. 최씨와 연관되었을 것이라 생각되는 민정수석을 조사관(검사)들은 차렷 자세로 맞이하였고, 그는 자기 고향(검찰청)에서 팔짱끼고 조사받았다. 이 광경에 시민들은 어처구니없어 하다가 곧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이것은 긴 세월 검사조직의 작태를 보아왔기 때문이다.

이것은 필자가 상상에서 쓰는 글이다. 예를 들어 무명의 시골 고등학교 학생이 국내 최고의 국립 법대에 입학하면 그 동네 어귀에 “○○○의 아들 ○○대 법대 입학”이라고 현수막이 붙을 것이다. 또 재학 중에 사법고시에 합격했다면 집안경사를 넘어서 군수가 찾아오고 마을 잔치가 벌어질 것이다. 그 집안과 지식의 으쓱함을 상상해 본다. 사법연수원을 졸업하기 직전에 부모와 자식은 고민을 한다. 판사, 검사 둘 중에 어느 길을 택할 것인지를.

시골 사람들은 도시인들보다 권력자들의 권세를 더 몸으로 체험해온 터라 기왕이면 내 자식이 힘 쌘 검사가 되어서 그동안 힘 좀 있다고 까불거렸던 놈들이 내 자식 앞에서 꼼짝도 못하는 꼴을 한 번 보고 싶어 할 것이다. 자식의 직업이 부모의 계급이 된 세상이니 자식은 내키지 않아도 부모께 효도를 위해, 아니면 자신도 정치권력의 욕망 때문에 검사를 택할지 모른다. 검사가 되어 결혼 할 즈음 언감생심, 재벌 집은 시골 출신 검사를 거들떠보지 않지만 그래도 열쇠 몇 개 줄 수 있는 재력 있는 지역유지를 소개 받아 결혼을 한다. 학연 지연 처가 등의 도움으로 검사로서 권력의 줄타기를 하면서 출세 가도를 달리다가 결국 꿈에 그리던 입성을 하게 된다. 이렇게 출세하여 모든 것을 장악했다고 착각하는 검사의 목과 눈은 오만방자하여 하늘을 찔러야만 그것이 정상이다. 이 정도 상상해본다면 검사출신으로 민정수석을 하던 자가 후배 검사 앞에서 팔짱끼고 조사받는 모습은 지극히 당연한 자세이다. 정치에 무심하고 약자에 측은지심이 있는 겸손한 검사는 애초 검사직을 희망하여 검사가 되었어도 2년도 채 못 되어 검사로서 출세를 접고 변호사 개업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특이한 검사, 특이한 대통령이 군림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정치적 욕망에 눈 먼 소수 검사들로 인해 검사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쌓일 만큼 쌓였다. 정실인사 비선실세는 옛부터 있어왔다. 왕 옆의 간신배들, 권력가 옆에 빌붙어 있는 족속들은 동서고금 막론하고 있다. 또 이들이 역사의 한 방향을 틀어 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도 유분수지 최씨 일당은 해도 해도 너무했다. 연설문은 고사하고 매사를 최선생님께 확인 받았느냐고 물었다는 분 옆에서 국록을 받고 있는 공무원들은 그들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 길밖에 없었을 테니까 말이다. 이런 상상하기조차 싫은 상상은 화장실에서 해야 제격이다.

요즘 영화관에 관람객이 없다고 한다. 최씨네 게이트가 훨씬 재미있으니 일시적으로 그럴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이것은 재미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가 뒤집어지고 온 세상에 망신살이 뻗친 심각한 상황임을 인식해야 한다. 대통령이 국민들 앞에서 자신이 한 말조차 거부하고 있는데 대통령 한 개인이 대한민국보다 더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럴수록 대한민국의 위상은 점점 군사독재 미개국 수준으로 추락하는 것이다.

경제만 성장하면 선진국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을 계기로 각 정당은 대권준비를 향한 발판으로 삼으려 할 것이고 대통령은 끝까지 버팀으로써 무언가를 얻어내려고 할 것이다. 진정으로 국가를 염려하는 부류는 권력에 욕심 없이 광화문에 집결하고 동조하는 국민밖에 없는 듯하다. 정치 권력자들은 눈이 먼 것도 아닐 텐데 모두 나라를 위하여 투쟁하고 있다고 하지만 국민들의 눈에는 다 똑같이 보이는 것은 왜 그럴까?

이 기회에 야당도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니 국민들의 소리에 힘을 모아야 한다. 얼만큼 더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부패 없는 민주선진국이 될지, 아득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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