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필자가 사외이사로 있는 회사의 직원이 결재 받으러 사무실에 찾아왔다. 앳되어 보이는 얼굴이라 차 한잔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대학 재학 중에 군대 다녀오고 졸업한 후 입사하여 1년 되었다고 한다. 요사이 젊은이들은 대부분 재학 중 군대에 가고 있고, 안가는 친구들을 애국심이 없거나, 신체적으로 이상이 있는 사람으로 취급한다고 한다.
과거 세대의 경우 군대를 안가고 빠지는 사람이 많았는데, 요즈음 젊은이들은 국방 의무를 자발적으로 앞장서 이행하는 것 같아 흐뭇한 생각이 들었다.
현재의 젊은 세대는 살아남기에 급급했던 과거세대보다 좋은 환경에서 반듯이 자라 생각도 건전하고, 어학이나 자격증, IT 능력, 프레센테이션 실력 등 여러 면에서 우수하다.
그러나 이렇게 훌륭한 청년세대들의 상당수가 유래없는 취업난에 시달리며 실력 발휘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깝다. 대졸자 4명 중 1명은 일하지 않으면서도 교육이나 훈련을 포기한 니트족이라고 한다.
미래의 한국사회를 새롭게 창조해 나갈 이들에게 기회와 권한을 주지 않는 것은 기성세대가 커다란 잘못을 범하는 것이고, 젊은세대가 일자리를 잡고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우리경제의 효율과 동력을 높이는 측면에서도 매우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우선 취업하지 못한 청년층을 구인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높은 청년 실업률은 산업체에서 공급되는 일자리와 맞지 않는 고학력 졸업생, 일과 연계성이 낮은 전공 출신 졸업생이 넘치는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직원들의 육아·휴식·교육훈련 등의 복지지원에 예산을 투입하여 중소기업을 매력 있는 직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고용지원세제 등 조세지원 등도 확대하며, 중소기업에 취업한 인재를 정부차원에서 관리·지원하여, 후일 대기업이나 공기업으로 이동하거나 벤처창업가로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 순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창의와 의욕이 넘치는 청년층이 아버지·할아버지 세대가 축적한 재산을 활용하여 도전적 창업, 교육 및 해외진출을 도모할 수 있도록 증여세 공제 등 세제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본다.
부자들이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고 장학재단, 청년펀드 등에 기부를 확대하는 것도 계층이동 사다리를 복원하는 효과가 있어 바람직 하다. 많은 사람이 참여한다면 사회통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부모들도 학력이나 일류대학 등 간판만을 기대하는 생각에서 벗어나서 소질과 적성에 따라 이에 따른 직업을 먼저 결정하고 산업현장과 연계된 학습과 실습으로 취업준비를 하도록 지도하여야 한다. 자식과 부모의 행복을 위하는 길일 수 있다.
청년들도 불확실한 미래라고 가만히 있지만 말고 과감하게 나서야 한다. 중소기업에의 취업, 벤처창업, 새로운 방식의 장사, 해외 취업 등 무언가 도전하면 얻는 것이 있고, 실패가 있더라도 그 경험이 쌓여 큰 성공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본다. 유대인들은 아이들이 자라면서 크고 작은 실수를 하면 그 순간 축하한다는 의미의 히브리어 ‘마잘톱’이라 말하며 손뼉을 쳐준다고 한다. 실수하더라도 그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삶에 보탬이 되는 소중한 경험을 쌓는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