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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인문학]박근혜의 위기로 본 트럼프의 미래

 

인간은 원래 자기가 이해하기 버거울 만큼 복잡한 원인을 이해하려 하거나 복잡한 일에 복잡한 해법을 쓰려는 존재가 아니다. 꼬인 일에는 ‘알렉산더’가 칼로 꼬인 매듭을 자르는 것에 통쾌하다고 박수를 친다. 특히 양강구도에서는 흑묘냐 백묘냐에서 어느 한편이 훨씬 좋다며 고민이라는 ‘선택 스트레스’를 빨리 벗어던지려 한다.

전통적으로 보수당은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선거철마다 잔인하게 이용했다. 한국 선거에서 안보라는 이슈는 새누리당이 국내의 복잡한 문제들을 단칼에 정리하는 가장 간단한 해법이었다. 그렇게 민주적 후보들은 모두 종북이라는 억울한 손가락질을 당했다. 북풍으로 종북좌빨을 찍을 것인가 우리를 찍을 것인가로 이슈를 단순화해서 사람들이 자긍심을 느끼면서 새누리당 후보를 찍게 했다. 그렇게 불만과 골칫거리가 있던 사람들의 불안과 고민을 전쟁과 간첩이라는 공포의 칼로 잘라버렸다.

국민들은 그 꼬인 매듭들이 다시 꼬이는 생명력이 있는지도 몰랐고 결국 잘 풀어서 재활용해야만 끝나는 문제임을 잘 몰랐다. 사람들은 위기가 닥칠수록 뭐든 나름대로 요약해서 빨리 판단하고 어느 편을 드는 휴리스틱과 확증편향을 굉장히 좋아한다.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그가 원래 호색한 여성차별주의자임을 알고 있었다. 몇 명의 여성이 성희롱을 당했다는 고백을 한다고 해서 ‘힐러리’로 돌아설 사람들이 있을까? 적극적으로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엄격한 윤리를 따지기보다 본능과 야망을 응원하기도 한다.

그런데 ‘힐러리’는 자기의 젊은 지지자들이 투표소에 나갈 동기부여를 약화시키는 최대의 약점을 갖고 있다. 일찍이 ‘공자’ 선생이 조언을 했는데 ‘힐러리’는 논어에서 ‘불신 불립(不信 不立)’을 읽었어야 했다. 문자 그대로 해석해보자. ‘불신이 가면 일어나기 싫어서 투표일에도 집에 누워있고 싶어지니 안 일어난다.’ 이런 심리가 ‘힐러리’ 지지자들을 엄습했다.

미국은 한국보다 더 재래식 투표를 한다. 줄을 길게 서야한다. 이런 불편을 감수하려면 ‘힐러리’가 일관성과 신의가 있어서 공약을 잘 이행하리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힐러리’의 최대 약점이 바로 불신감이다. 이메일 의혹보다 더 불신감이 들게 했던 부분은 이라크전에 찬성을 했고 게이들의 결혼을 반대했다. 설상가상 중년의 백인 남성을 러닝메이트로 뽑았다. 자기는 중년 백인의 표를 고려한 안전빵이라 생각했겠지만 젊은 지지자들에게는 회색분자나 기회주의자로 보이게 된다.

결국 진보성향 투표자들은 ‘저 백인 여성은 공화당에 어울리는 사람이다. 같은 편이다.’라고 의심하게 되었다. 아마 공약을 어길 거라는 불신감도 갖게 되었다. 트럼프가 너무 싫지만 그 이유만으로 투표소에 나가고 싶지 않게 되었다. 보수층은 게이를 지지한다는 말에 돌아섰고 진보층은 힐러리의 변심과 기회주의 때문에 꽤 힘든 투표의 과정을 감수할 동기부여를 잃어버린 것이 이번 미국 대선 뒤에 숨은 진실이다.

이제 트럼프와 미국은 어떻게 될까? 트럼프는 그다지 큰 부자도 아니면서 이명박의 4대강 삽질을 따라가려 하면서 감세를 주장한다. 삽질할 돈은 다음세대에게 떠넘길 부채가 될 것이다. 보호무역으로 미국 내 제조업을 살린다고? 세계적으로 소비자가 줄어들어 팔 곳이 줄어드는 건 미국도 어쩔 수 없으며 그사이 4차 산업혁명의 동력이 약해질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단기적으로 일자리를 더 만들지만 투자한 돈을 회수하도록 만들지 못해 결국 미국은 더 큰 불황에 직면할 것이다. 미국은 제조업 일자리를 신경 쓰느라 차세대 동력을 잃고 4차 산업혁명에서 중국과 유럽에 지게 된다. 결국 미국 전체는 알게 된다. 트럼프는 미국의 차세대 성장동력을 마비시키는 달콤한 마약을 팔았다는 것을!

‘이명박+안철수’ 효과로 당선된 트럼프의 운명은 결국 박근혜를 닮아갈 것이다. 트럼프는 세상의 흐름을 바꿀 힘이 부족하므로 이왕 백악관에 들어간 점을 사익을 위해 쓸 가능성이 많다. 그렇게 해야 보람을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자기를 키운 공화당의 적극적 동조로 탄핵을 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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