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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우포 여자

 

우포 여자

                                                    /권갑하



설렘도 미련도 없이 질펀하게 드러누운

그렇게 오지랖 넓은 여자는 본적이 없다

비취빛 그리움마저 개구리밥에 묻어버린



본 적이 없다 그토록 숲이 우거진 여자

일억 오천만년 단 하루도 마르지 않은

마음도 어쩌지 못할 원시의 촉촉함이여



생살 찢고 솟아오르는 가시연 붉은 꽃대

나이마저 잊어버린 침잠의 세월이래도

말조개 뽀글거리고 장구애비 헐떡인다



누가 알리 저 늪 속 같은 여자의 마음

물옥잠 생이가래 물풀 마름 드렁허리

제 안을 정화시켜온 눈물 보기나 했으리



칠십만 평 우포 여자는 오늘도 순산이다

쇠물닭 홰 친 자리 물병아리 쏟아지고

안개빛 자궁 속에는 삿대 젓는 목선 한 척


 

우포는 경남 창녕에 있는 늪지이다. 시인은 우포를 질펀하면서 오지랖 넓은 여자로 그려내고 있다. 그녀는 ‘단 하루도 마르지 않은’ 촉촉함을 간직한 여자다. 그 속을 알 수 없지만 세상의 모든 걱정과 근심들을 말없이 안아줄 수도 있는 그런 여자. 꼭 우리네 어머니 같은, 그러니 범인의 눈으로는 그 몸속에 품고 있는 눈물을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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