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오주석은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 ‘단원 김홍도-조선적인, 너무나 조선적인 화가’ 등의 책을 펴내 100만 독자들에게 옛 그림의 풍미를 알게해 준 대표적인 미술사학자다. 특히 1999년 초판을 인쇄한 불세출의 명저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은 대중이 읽기 쉽도록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을 고아한 문체로 기술해 아직도 책을 찾는 이들의 손길이 끊이지 않는다.
또 ‘단원 김홍도-조선적인, 너무나 조선적인 화가’와 같은 책은 학문적으로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그의 저작들은 한국의 그림을 이해하려는 외국인들에게 가장 많이 추천되고 있다.
그는 생전에 ‘옛 그림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읽는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것도 옛 선인들의 마음가짐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강우방 전 경주박물관장이 “오주석은 그림도 알고 한문도 알고 역사도 아는 몇 안 되는 미술사학자였다”고 평가했듯이 그는 단원 김홍도와 조선 시대 그림을 가장 잘 이해한 미술사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오주석 만큼 김홍도 연구에 큰 업적을 남긴 사람은 드물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런데 그는 2005년 만 49세, 한창 연구와 저술에 힘쓸 아까운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때 이른 죽음을 안타까워하던 고향 수원사람들은 2011년 05월 26일 경기문화재단 3층 다산홀에서 ‘미술사학사 오주석 심포지엄을 열고 그의 연구 성과를 조명했으며 지난 해 12월엔 10주기를 맞아 창작 뮤지컬 ‘조선적인, 너무나 조선적인…’이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 아트홀에서 공연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15일엔 그가 생전에 소장했던 미술사 자료 4천500여 점이 수원시에 기증됐다. 기증식장엔 고인의 부인 김은애 여사와 생전에 가까웠던 유봉학 ㈔역사문화연구소장, 강우방 전 국립경주박물관장, 이남규 한신대 교수 등도 참석해 ‘자료기증 및 활용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수원시는 (가칭)오주석기념관 등 전시공간을 확보하고 학술 연구와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오주석 선생 기념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인문학도시를 추구하는 수원시답다. 염태영 시장은 “선생의 전부나 다름없는 책과 유품, 연구 자료를 기중해 주신 그 뜻이 헛되지 않도록 오주석-수원-옛그림을 어떻게 매력적으로 연결시킬지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오주석은 단순한 미술사학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의 고향 수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오주석 재발견 움직임이 반갑기 이를 데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