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느니 참 답답하고 안타까운 소식뿐이다. 국회가 국민의 뜻을 받들어 압도적인 표차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지만 박 대통령은 “탄핵소추 사유를 인정할 자료도 없고, 증거가 있더라도 파면을 정당화할 중대한 법 위반이 없다”고 반박했다. 야당은 즉각 “망측하고 가증스런 궤변”이라고 맹비난했다. 또 일부는 탄핵 촛불집회에 맞서 탄핵반대 맞불집회를 열면서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 여기에 더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살처분 규모가 1천800만 마리를 넘어섰다는 소식에 우울해진다. 역대 최악의 AI 피해규모다. 정부가 AI 위기경보를 심각단계로 격상시키고 고강도 방어에 나섰지만 확산세는 멈추질 않는다. 게다가 기존에 확인된 H5N6형과 다른 형태의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그렇지만 모두가 우울한 소식만 들리는 것은 아니다. 백암재단이 서울 소재 대학(대학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위해 무료로 기숙사를 제공한다는 소식에 마음이 따듯해진다. 기숙사는 기본 1인 1실 원룸형이고 냉장고, 세탁기, 싱크대, 옷장, 욕실, 인터넷 등을 구비하고 있다. 백암재단이 수원학생 30명과 수원 외 지역 학생 26명 등 모두 56명에게 주거를 지원함으로써 주거비용과 통학비용, 그리고 시간의 부담을 덜고 학업과 성장을 위한 자기계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수원시와 백암재단은 MOU를 체결했는데 백암재단에서는 월 사용료 등을 지원하며 그 밖에 필요한 것은 수원시에서 지원한다. 백암재단은 수원시 팔달로에 있던 문구백화점 홍문사의 이홍종 선생이 2003년 7월, 40여 년 간 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면서 설립한 재단이다. 고아로 자랐지만 자수성가해 부(富)를 이뤘던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백암재단을 운영해 오고 있는 이원준 이사장은 학비지원사업과 서울 장학관(기숙사)사업, 해외동포대상 글짓기 대회, 서광학교 장애인 지원사업, 위기 청소년 의료지원사업 등 장학사업을 주로 해 왔다.
또 2014년부터 홍문사가 있던 팔달로 중심가에 ‘마을톡’이란 문화공간도 마련했다. 지식을 가르치고, 배우고 서로 성장하는 뜻을 담은 이 공간은 세미나, 강의, 전시 뿐 아니라 동아리, 단체 등의 정기 모임 장소로 사용된다. 사용료는 받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백암재단 창립자 이홍종 선생보다 더 큰 재산을 보유한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이처럼 뜻 깊은 일을 하기 위해 재산을 내놓는 경우는 거의 없다. 모두가 배워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