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뭘 안다고 그래요, 내일에 상관하지 마세요!”
아들에게 사춘기가 찾아오자 말투와 말하는 내용이 싹 바뀌었다. 아이가 어릴 때는 혼낼 일도 별로 없고, 대화하다가 다툴 일도 없었는데 아이가 청소년이 되자 내 아이인데도 대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절망하는 순간이 많았다. ‘어떻게 하면 아이와 잘 대화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던 차에 듣게 된 이영숙 박사님의 성품교육 강의는 고민을 해소시켜 주는 전환점이었다. 강의를 들으며 내가 습관적으로 내뱉었던 말 한 마디가 아이의 성품과 인생을 결정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후 아이를 믿어주고 격려하는 것을 꾸준히 실천했다. 처음엔 아이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지만 점점 나를 신뢰하는 눈빛으로 바뀌고 자기 의견을 차분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청소년기 자녀와도 얼마든지 행복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음을 알게 되는 짜릿한 경험이었다.
(부모성품대화학교 수강자 박○숙 님)
부모를 위한 성품대화학교 강의를 진행할 때 만난 한 어머니의 소감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청소년기 자녀와 대화하고 가르치는 것을 어려워한다. 마치 상반신은 사람이고 하반신은 짐승인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목신처럼 청소년기 자녀는 어린 아이 같다고 생각하면 어른같이 행동하고 어른이라고 생각하면 아이 같을 때가 많아 부모들이 당황하곤 한다.
청소년들은 모호한 자아정체성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며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에 골몰하면서 민감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성장을 향해 뿜어대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감정기복이 심한 질풍노도의 시기를 걷고 있어 수사관 같은 모양으로 부모의 잘못을 캐내어 비난하고 비판하기도 한다. 자신에 대해 예민하게 성찰하는 시기라서 내면의 열등감을 청소년 특유의 제스처로 감추기도 한다. 청소년기 자녀에게 성품을 가르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녀에게 건네는 말 한 마디, 즉 대화에서 시작된다. 성품대화는 좋은 성품을 열어주는 열쇠다. 다음에 소개되는 성품대화법을 청소년 자녀와 대화할 때 적용해 보자.
첫째, 청소년 자녀들이 지나치게 버릇없이 말하고 행동할 때-절제를 외치자. 절제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지 않고 꼭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절제의 성품으로 화내지 않고 침착하게 말해 보자.
“네가 속상한 것은 이해가 가는데 아빠는 네가 화내지 말고 예의 있는 모습으로 말했으면 좋겠구나.”
자녀와 잘잘못을 따지면서 싸우기보다 부모의 마음과 느낌, 욕구를 비판 없이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건방진 태도를 도저히 눈뜨고 볼 수 없을 때-긍정적인 태도로 잠깐 생각해 보자. 긍정적인 태도란 어떠한 상황에서도 가장 희망적인 생각, 말, 행동을 선택하는 마음가짐이다. 지금 아이는 성장하고 있으며, 미래의 자신을 건설하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하자. 사춘기 자녀는 건방진 태도를 보이면서 자신의 연약함을 감추고 있는 것이다. 숨 한번 내쉬고 마음을 다스린 후 그들의 내면세계를 이해하는 마음가짐으로 대화해 보자.
“엄마를 그렇게 비판하지만 말고 네가 좀 도와주었으면 좋겠구나. 이제는 네가 많이 컸으니까 엄마가 네 도움을 받고 싶구나.”
청소년기 자녀는 자신의 열등감을 건방진 태도로 방어막을 친다는 것을 잊지 말고 책망보다는 격려로 건방진 태도를 다스려 주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청소년 자녀가 자주 분노를 폭발할 때-분노는 잘 표현해야 한다고 가르쳐 주자. 분노 자체는 나쁘지 않다. 분노의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하고 파괴적이고 공격적으로 폭발할 때 문제가 된다. 자녀에게서 분노가 폭발할 것 같은 예감이 들면 어떻게 해야할지 규칙을 미리 의논하자.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하거나 각자 방으로 들어가 안정을 취한 후에 다시 이야기 하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분노를 자연스럽게 풀 수 있도록 노력해 볼래?”
“네가 아까 화가 많이 날 것 같으니까 밖으로 나갔다가 오더구나. 참 잘했다. 지혜로운 행동이었다고 생각해.”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은 이제 그들을 돌보는 ‘보호자’에서 그들과 인생을 동행하는 동역자가 되어 주어야 한다. 청소년기 자녀와 함께 지내는 모든 시간이 자녀의 성품을 자라게 하는 축복의 시간이 되도록 성품 좋은 말 한마디를 준비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