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의 지동원(25)이 해외 진출 이후 최고의 전반기를 보냈다.
지동원은 2016~2017시즌 분데스리가 전반기 16경기에 모두 출전해 3골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16경기 중 14경기에 선발 출전했고, 팀 내 최다 골을 넣었다.
아우크스부르크의 올 시즌 팀 득점이 13골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동원의 득점 기록은 나쁜 편이 아니다.
지동원이 전반기에 활약할 수 있었던 까닭은 꾸준히 출전기회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출전기회를 받을 수 있었던 건 특유의 ‘성실성’ 때문이다.
지동원은 경기에서 엄청나게 뛰어다닌다. 공격하면서 공을 빼앗기면 끝까지 쫓아가 공을 되찾으려 한다.
역습을 당하면 쉴 새 없이 백코트 해서 수비를 돕는다.
힘들다고 쉬는 경우는 없다. 크로스가 날아오면 어김없이 점프해 공중볼을 다투고, 몸싸움을 꺼리지 않는다.
지동원의 성실한 플레이는 올 시즌을 앞두고 부임한 디르크 슈스터 감독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슈스터 감독은 올 시즌 아우크스부르크의 팀 색깔을 수비에 맞추면서 수비 참여를 적극적으로 하는 지동원에게 선발 출전기회를 줬다.
지동원은 지난 시즌까지 2선에서 뛰었지만, 올 시즌엔 스트라이커로 나섰다.
스트라이커라도 수비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는 강하게 압박하며 상대 수비라인을 휘저었다.
팀 동료 구자철은 “슈스터 감독이 지동원의 플레이 스타일을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지동원은 슈스터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는 올 시즌 전반기에서 영국의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닷컴으로부터 누적 평균 평점 7.07점을 받았다.
전반기에서 평균 평점 7.0을 넘긴 아우크스부르크 선수는 다섯 명뿐이다.
최근 아우크스부르크는 저조한 팀 성적 때문에 슈스터 감독을 경질했지만, 지동원은 21일 도르트문트와 원정경기에서 변함없이 선발 출전해 골을 터뜨렸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올 시즌 전반기를 마친 아우크스부르크는 다음 달 21일 호펜하임전을 시작으로 후반기 대장정에 다시 들어간다.
새로운 감독이 부임하더라도 지동원의 위치가 줄어들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지동원은 도르트문트와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승점 1점을 얻어 기분 좋게 휴가를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전반기엔 많은 선수가 다쳐 쉽지 않았지만, 중위권으로 후반기를 맞이할 수 있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도르트문트 전에 관해선 “도르트문트가 강팀이라 심리적인 부분을 많이 준비했는데, 경기 막판 수비를 열심히 하느라 힘들었다”라고 밝혔다.
골 장면에 관해선 “반대쪽 골대를 보고 찼는데, 첫 슈팅이 상대 팀 골키퍼에 막혀 아차 싶었다. 그렇지만 다시 공이 앞에 떨어져 운 좋게 넣을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