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폐기물 지하수송관로 설치
투입구 고장땐 주변 쓰레기 방치
지자체 시설 관리비 부담 증가세
일반·음식쓰레기 섞어 재활용 못해
6·8공구도 추진에 우려 목소리
경제청 “음식쓰레기는 차량 수거”
송도국제도시에 1천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설치한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이 각종 문제점을 드러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1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현재 송도국제도시 1~7공구(6공구 제외)에는 53.8㎞의 생활폐기물 지하수송관로가 설치돼 있다.
이 지하수송관로는 총 1천465억 원을 들여 건설한 시설로 각 아파트 단지 가정에서 배출한 하루 평균 35.4t의 쓰레기를 한 데 모아 폐기물 처리시설로 옮기는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송도국제도시에서는 쓰레기 수거차량 등 쓰레기 자체를 볼 수 없어 쾌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쓰레기 배출량이 많거나 집하시설 투입구가 고장날 경우 투입구 주변에 쓰레기를 그대로 놓고 가는 주민이 늘어나면서 관련 민원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또 아파트 단지 내 집하시설의 하자보수 비용은 주민이 부담하지만 집하장 등 단지 외부시설은 지자체가 부담하는 탓에 경제적 부담도 점차 커지고 있다.
생활폐기물 자동집하시설의 더 큰 문제는 재활용이 안 된다는 점이다.
아파트 단지 내 집하시설 투입구는 일반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로 나뉘어 있지만 지하수송관로는 하나라 이송과정에서 쓰레기가 섞여 버린다.
음식물쓰레기와 뒤범벅이 된 생활쓰레기는 전량 소각 처리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최근 인천경제청은 송도 6·8공구에 새로운 자동집하시설 설치를 결정,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문제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최근 ‘국제도시’의 이미지가 훼손될 우려가 있고 쓰레기 운반 차량이 지상으로 운행하면 혼잡을 가중시킬 것이란 여론에 밀려 6·8공구에도 492억 원의 예산을 들여 15.2㎞의 지하수송관로와 2곳의 집하장을 설치하기로 했다.
대신 잦은 고장과 악취의 원인으로 지목된 음식물쓰레기는 구도심과 마찬가지로 자동집하시설을 사용하지 않고 차량으로 수거키로 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음식물쓰레기와 가연성폐기물을 혼합해 수거하면 운영비가 증가하고 음식물쓰레기 사료화 등 재활용에 어려움이 있다”며 “지하에 2개의 관로를 묻는 방안도 건설비가 40%나 늘어나는 문제점이 있어 6·8공구는 가연성폐기물만 자동집하시설로 수거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류정희기자 r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