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조간신문에 국회의원들의 무릎꿇은 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새누리당 탈당파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한 바른정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참석자 모두가 무릎을 꿇고 국민 앞에 반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무대 위로 올라간 현역 및 원외인사들 모두의 이같은 모습이 이벤트일지, 아니면 진정으로 국민들을 섬기겠다는 것인지는 두고볼 일이다. 어떻든 처절한 반성을 하겠다는 각오에는 기대를 걸어본다. 그러나 어떻게 바른 정당의 모습을 보여줄지는 진정한 보수로서의 실천의지가 중요하다. 여지껏 정치와 정치인에게 속아 살아온 국민들이기에 얼마만큼의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는가가 바른정당 성공의 관건이다.
초대 당대표로 선출된 정병국 대표는 수락연설을 통해 7가지의 대원칙을 제시했다. 법치, 윤리, 특권 폐지, 소통, 학습, 미래, 포용 등이다. 자신들이 몸담았던 새누리당을 가짜 보수라 비난하며 진정한 보수가 되겠다고 했다. 중도층을 흡수할 수 있는 세력을 확고히 하고 이들을 끌어안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이제 정당으로서의 골격을 갖추고 더불어민주당 새누리당 국민의당에 이은 원내 제4당으로 다당제를 열어갈 정당으로 탄생한 바른정당이 해야할 일은 너무 많다.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지고, 당내 계파 싸움을 하다가 뛰쳐나온 정당이라는 소릴 듣지 않으려면 확실한 보수의 차별화가 필요하다.
진정한 보수정당의 명분을 살리려면 새누리당이 그동안 견지해온 폐쇄성과 집단주의, 그리고 수구에 가까운 기득권 중심의 정치에서 과감히 탈피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밥에 그나물’일 수밖에 없다. 개혁하는 보수를 외치려면 특권폐지를 검토하겠다는 차원을 넘어 폐지를 선언해야 한다. 특권내려놓기가 어디 어제오늘의 이야기였는가를 생각해보라. 말로만 개혁을 부르짓다가 슬며시 또 개혁을 내려놓는 것은 아닌지 국민들은 지켜볼 것이다.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도 마찬가지다. 당내에서도 어제 대권도전을 선언한 남경필 경기지사와 앞으로 유승민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 많은 잠룡들이 포진한다. 그러나 그들의 지지율은 5%에도 미치지 못 하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에게 손짓을 하는 것만 봐도 확실한 주자가 없다는 의미다. 유력한 대선후보를 경선을 통해서라도 길러내 존재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개혁으로 현안에 대한 분명한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는 것도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