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적인 한미군사훈련에 대해 북한이 연일 ‘초강경 대응’을 공언해 다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일 군 총참모부 대변인 담화에서 “북침 전쟁 연습의 불찌(불똥)가 우리의 신성한 영토, 영해, 영공에 단 한 점이라도 떨어진다면 우리 군대와 인민의 쌓이고 쌓인 분노가 서린 무자비한 보복대응이 따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전날에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평양 방어 임무를 맡은 부대를 시찰하고 싸움준비를 강화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한미 양국이 1일 시작한 야외기동 독수리훈련은 4월 말까지 이어진다. 양국은 오는 13일부터 컴퓨터 시뮬레이션 중심의 지휘소훈련인 키리졸브 연습을 별도로 진행한다. 올해 독수리훈련에는 미군 전략무기가 사상 최대 규모로 투입된다고 한다. 이에 반발하는 북한의 무력시위도 어느 때보다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핵 추진 항모는 유사시 동맹국에 핵우산을 제공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전략무기다. 주일 미군기지에 올 1월 배치된 최신예 스텔스기 F-35B도 처음으로 한반도에 출격해 정밀타격 연습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F-35B는 레이더 탐지 회피 능력을 갖춰 유사시 대북 선제타격에 동원될 수 있는 전력으로 꼽힌다. 미군의 대형 상륙함 3척도 훈련에 투입된다고 한다.
북한이 연초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위협을 제기하자, 한미 양국은 지난달 국방장관회담에서 올해 독수리훈련을 더 강화하기로 합의했다.북한이 이번 훈련에 대한 반발로 도발할 경우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카드를 선택할 공산이 크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한미 양국 군 수십만 명이 훈련에 참가하는 동안 직접적인 대남 타격 도발을 감행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북 기류도 갈수록 강경해지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지역방송사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은 전 세계적인 위협이고 전 세계적인 문제로 조속히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미 언론이 이날 전했다.
매년 반복되는 일이지만 한반도 주변에는 당분간 긴장감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지나치게 위기감을 가질 일도 아니지만 단순히 연례행사처럼 보는 타성적 낙관론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긴장 국면이 자칫 위급한 상황까지 치닫지 않도록 한미 간 긴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