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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중국은 강대국으로서의 체면을 지켜라!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상식적으로 좀처럼 납득하기 힘들다. 대한민국을 과거 자신들이 국새를 하사했던 속국 정도로 치부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이들의 행위는 주권국가에게 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버린 것만은 확실하다. 2일 자 환구시보에 중국의 예비역 장성이 “성주에 배치될 사드 기지를 ‘외과 수술적 폭격(surgical strike)’ 하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중국내 롯데 홈페이지가 해킹당해 마비된 것은 물론, 한국 여행을 통제하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 동부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년을 총괄하는 반 주임교사가 학생들에게 “한국은 미국의 앞잡이”라는 등의 주장을 수차례 반복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걸 보면 중국이라는 나라는 참 “일사분란 하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중국이라는 나라의 일사분란함이란 결국 “이 국가가 민주화되기는 한참 멀었구나” 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인권 후진국에다가 정부 정책에 사회적 모든 분야가 한 몸처럼 움직이는,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먼 사회주의 독재체제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중국이 세계의 초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초강대국의 지위는 인권과 민주주의 그리고 다양성에 대한 관용이라는 21세기 인류의 가치를 어느 정도 반영해야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중국은 이 중 어느 것 하나 갖추고 있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자국 이익 우선을 외치고 있으니 부작용이 심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자국의 이익 추구를 위해서는 무슨 행위든 서슴지 않겠다는 적나라함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인데, 그래서 지금 중국은 상대국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나, 자신들의 행위에 대한 대외적 명분도 없이 자신들의 입장을 그냥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명분도 체면도 없다고 할 수 있는 이유는 이렇다. 중국은 사드가 북한 핵 미사일 위협을 막기 위해 필요하다는 우리 측의 논리를 완전히 무시하며, 사드는 미국의 중국에 대한 견제용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런데 중국 측이 이런 논리를 내세우면서 우리에게 경제적 보복을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중국이 항의하고 보복을 할 대상은 바로 미국이라는 논리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한테는 “찍”소리 못하고 우리한테만 난리를 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자, 자신들의 소심함과 치졸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북한에게는 가만히 있으면서 우리한테 사드배치 운운한다는 것도 명분과 논리 면에서 설득력이 없다. 북한 핵에 대해 나름의 통제를 가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로서, 중국은 제대로 된 강경조치 한번 하지 않으면서 우리에게 보복을 가한다는 것은 강대국으로서의 체면도 없고 명분도 없음을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중국의 행위 이면에는 중화주의라는 이름의 중국 민족주의가 숨어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우리는 과거 1000년 정도 중국 민족주의의 피해를 봐왔다. 물론 이를 피해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들도 있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가 과거 역사에서 제대로 된 주권을 누리지 못했음은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 다시 중국이 사드 문제로 우리의 주권을 무시하는 행동을 보이며 중화주의라는 이름의 민족주의를 내세워 중국 국민들을 선동하고 있다. 이런 중국의 민족주의의 대두에 우리가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일치단결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일본의 민족주의에 대해서만 대항할 것이 아니라 중국의 민족주의에 대해서도 대항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은 정치권이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즉, 정치권 역시 사드 문제에 대해서만은 일치단결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진보 보수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생각해야 할 점은 이번을 계기로 수출과 관광의 다원화를 꾀해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은 앞으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면 이런 식으로 보복을 가해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또 다시 당하지는 않는다는 차원에서 다른 국가들과의 교역에 오히려 더 신경을 쓰는 계기로 이번 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번 기회에 우리도 중국에게 더 이상 ‘조선 시대’ 혹은 ‘고려 시대’에 살고 있지 않음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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