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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치매의 올바른 이해

 

2002년도 월드컵이 벌어지던 해에 신경과 전문의를 따고 인제의 산속 외딴 노인 병원에서 일주일에 4일 당직을 서며 신경과장으로 근무할 때의 일이다. 하루는 50대 초반의 젊은 알콜성 치매 환자가 서울에서 전원 돼 입원했다. 알코올 중독으로 서울의 한 정신병원에서 몇 달간 치료를 받다가 결국에는 알콜성 치매로 누워서 대소변을 받게 되자 보호자들이 비교적 병원비가 싼 시골의 노인병원으로 보냈다.

처음 신경학적 진찰에서 보통의 치매에서 없는 안구이상증상과 심부건반사 항진을 보여, 만성 알콜중독에 동반하는 비타민 B12결핍으로 인한 치매로 추측했다. 당시 내가 근무하는 노인병원은 MRI/CT는 가능하지도 않고(물론 보호자들도 원치 않는다), 피검사도 간단한 임상병리 검사만 가능한 수준이었다. 순전히 현대의 최첨단의 진단도구 없이 19세기 신경학적 진찰만으로 진단했고, 당시 병원에 없었던 치료제인 비타민 B12 주사제를 2주만에 구해서 치료를 시작했다. 한동안 매일 비타민 B12주사를 맞은 환자는 거짓말처럼 한달 만에 누워있던 침대에서 일어나서 병원 주위를 말없이 배회하고 다녔다.

이렇듯 치매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뇌기능이 떨어져 사회생활과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상태를 일컫는다. 2000년 초반만 해도 보호자들은 검사는 물론이고, 적극적인 치료도 원치 않았고 환자를 포기하고 방치했다. 하지만 지금은 워낙 신체능력이 오랫동안 유지가 되니 보호자들도 보다 점점 적극적이고, 환자 스스로도 초기에 와서 진찰을 받는 경우가 많이 늘었다.

신경과 의사가 처음 치매환자를 진찰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이 앞선 환자처럼 치료가 가능한 치료가능 치매인지를 철저히 확인하고 나서 치료 불가능치매로 넘어가는 것이다. 환자의 대부분이 치료 불가능 치매 군에 속하는데,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치매가 90% 이상 차지하고 있다. 요즘은 이러한 치매불가능 치매에도 치매치료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물론, 실제효과는 초반에 약간의 호전과 진행억제효과가 증명되었을 뿐 완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많은 치매약제들이 개발돼 국가적으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치매예방과 치료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치료가 잘 된다고 할 수는 없기에 가능하면 예방을 하는 것이 더 좋다.

중요한 몇 가지 예방법은 첫째, 젊을 때부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비만 같은 뇌혈관질환(뇌졸중)위험 인자를 잘 치료 받는 것이다. 고혈압 치료만 잘 해도 치매 발생을 ⅓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하니 나중에 치매가 발생해 고생하는 수고를 계산하면 고혈압치료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금연과 절주다. 흡연이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알코올 자체도 과하면 뇌세포를 파괴한다고 알려져 있다.

셋째, 적당한 두뇌활동과 신체활동이다. 독서, 바둑과 장기 같은 두뇌활동이 도움이 되고 더불어 걷기와 같은 신체활동도 치매예방에 중요하다. 고령의 환자가 어떠한 이유로도 걷지 못하게 되면 치매가 발생하고 증상도 악화된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건강한 뇌를 가꾸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평소 규칙적인 습관과 위험인자 관리로 살아생전에 간병인의 손을 빌리지 않고 살 수 있도록 지금부터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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