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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초등학교에서 찾는 행복의 의미

 

선생님! 찬란한 봄날입니다. 별것 아닌 일들에도 마냥 행복해 할 아이들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아침마다 뭔가 기대를 안고 학교로 가는 모습, 끝없이 재잘대는 그 아이들, 사소한 일에도 호기심을 갖고 무엇이든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들, 누군가에게 귀를 기울이는 모습… 헤아릴 수 없는 그 아름다움 중에서 한 가지만 고르라면 어떤 모습일까요? 세상모르는 학자처럼 책에 파묻힌 모습? 하늘로 솟아오를 기세로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모습?

교사라면 얼마든지 떠올릴 수 있는 모습들이죠. 세상이 아무리 각박해도 초등학교 울타리 안은 한없이 행복한 세상일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중·고등학교, 대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차라리 슬픔을 느끼게 하는 모습들이 끝없이 연출되는데도 변할 줄 모르는 곳 또한 학교사회인 것 같아요.

3년간 과정을 2년에 끝내고는 일 년 내내 문제만 푸는 고등학교가 있습니다. 국가 기준 따위는 우습게 여기는 학교가 되어 EBS 교재와 함께 학생들을 문제 푸는 기계로 만드는 거죠. 선행학습 분석 논문들마다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결론을 보여주는데도 불구하고 중학교 때 아예 고등학교 수학 선행학습을 시키는 부모도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휴대폰이나 만지작거릴 수밖에요. “정말 그런가?” “말이나 되는가?” 하면 이미 상식이 된 걸 새삼스럽게 되묻는 ‘범생이’가 되겠지요.

아직도 야간자율학습을 강제하는 학교가 있다는 기사도 봤습니다. 그렇다면 대학에 가지 않을 학생도 더러 그 ‘야자’에 참여하고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일그러진 학교니까 “체육시간엔 제발 체육 좀 배우자!”고 호소할 학생도 있지 않을까요?

걸핏하면 국제학업성취도평가의 성적이 세계 최상위라는 걸 내세우죠. 흥미와 자신감은 최하위 수준인데도… 핀란드 학생들은 일찌감치 하교하고 사교육 같은 건 안중에 없는데도 최상위 성적을 고수하는데 우리 학생들은 밤늦게까지 공부에 매달려야 하니까 심지어 우울증까지 앓는데도 학원중독증에 걸린 부모들은 모두 앞만 보고 달리니까 어쩔 수 없다는 걸 강조하죠.

대학교육은 어떤가요? 강의내용을 암기해서 학점을 따는 평가중심 교육이 아닐까요? 저 S대의 성적 좋은 학생들이 교수 농담까지 받아 적는다니까 농담하는 줄 아는 사람도 있더군요. 교육을 걱정하는 인사들마다 지식을 암기하는 저급한 교육을 그만두고 창의적 학습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막무가내죠. 대학은 건재하고 대학수학능력고사는 변함없는 게 현실이니까요.

그래도 학생들은 행복할까요? 그런 걸 묻는 건 도리가 아닌가요? 그럼 어떻게 하죠? 길은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혹 어릴 때 행복이 뭔지를 알게 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요? 초등학교 다닐 때 행복하게 지낸 학생들은 중·고교, 대학교로 진학하면서 “이게 아니야!” 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언젠가는 다시 행복을 되찾게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참고 견뎌낼 수 있을 테니까요. 모두들 입만 열면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해결책은 없다고 하면 선생님들께서 아이들을 더욱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적극적인 해결의 길이 되지 않을까요?

그 누구도 방정식만으로 살아갈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 나라엔 방정식만은 꼭 알아야 한다고 주장할 꽉 막힌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요? 호기심, 창의력, 문제해결력 등 지필평가로는 감당할 수 없는 지적 능력이 더 중요하다면 그런 이들은 뭐라고 할까요? 미국, 스웨덴, 이스라엘 같은 나라의 국제학업성취도 성적이 우리에 비해 형편없는 현상은 어떻게 설명할까요?

선생님! 학생들에겐 지식이 필요하죠. 학생이니까요. 다만 인터넷에 다 나오는 그런 지식 말고 그들이 각자 자신만의 세상을 열어가는 데 필요한 지식이라야 가르칠 가치가 있지 않겠어요? 그런 지식을 찾아주세요! 어떤 경우에도 강력하게 작용할 자신만의 지식! 자신의 행복을 찾는 지식!

그런 교육에도 결점이 없진 않죠. 표가 나지 않아서 그렇게 가르치는 걸 내세울 수가 없다는 결점. 선생님의 제자들도 자신들이 비교적 더 행복한 걸 눈치 채지 못한 채 살아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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