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동구 화도진공원에서 열리는 ‘조미수호통상조약 재현식’ 장소를 두고 동구와 역사왜곡을 우려하는 시민단체가 갈등을 빚고 있다.
동구는 오는 19일 화도진공원에서 1882년 5월 22일 우리나라와 미국이 수호와 통상을 목적으로 맺은 ‘조미수호통상조약’ 재현식을 개최한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조약 체결 장소가 화도진공원이 아니어서 자칫 역사적 사실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며 재현식 취소를 구에 촉구했다.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측은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장소가 그동안 화도진공원이나 올림포스호텔 자리인 것으로 추정됐으나 구한말 조약 체결장소가 표기된 지도가 수년 전에 발견되면서 중구 자유공원이 가장 유력한 지역으로 지목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재현식을 하는 것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것일 뿐 재조명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동구청은 그간 잘못 알려져 왔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수정작업에 나서기는커녕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조미수호통상조약 조인식 재현을 축제 개막의 메인행사 중 하나로 또 다시 배치했다”며 “이는 화도진축제의 문화적 빈곤과 동구청의 몰역사 의식을 여지없이 드러내는 독단행정이다”라고 비난했다.
앞서 지난 2015년 인천시 역사자료관은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장소에 대한 학술회의를 열어 조미수호통상조약의 체결장소가 동구 화도진이 아니라 중구 자유공원 언덕이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조미수호통상조약 재현식은 ‘제28회 화도진축제’의 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조선시대 외세의 침략에 대비해 축조된 방어진지인 ‘화도진(花島鎭)’과 조미수호통상조약의 역사성을 재조명하고자 마련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재현식은 조약 체결장소에 중점을 둔 것이 아니라 축제의 한 콘텐츠로 마련된 것일 뿐 다른 의미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민단체들은 19일 화도진공원에 높이 1.5m 크기의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지 비석을 세웠다가 철거한 뒤 자유공원에 설치하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재현식 취소를 촉구할 계획이다.
/류정희기자 r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