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말이 서양에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한반도와 중국대륙 및 일본열도를 포함하는 동아시아문화권에도 엄연히 꽃말에 해당하는 관념이 다방면에서 관찰되고 있다.
예컨대 복숭아(桃) 하면, 미인 혹은 농염함의 대명사였다. 이상화가 1923년에 발표한 시 '나의 침실로'는 당장 '마돈나'의 가슴을 '수밀도(水蜜桃)'라고 묘사했다. 수밀도란 꿀맛 같은 단물이 많은 복숭아를 말한다.
이 복숭아를 닮은 여인은 시대를 거슬러 신라시대로 올라가면 제25대 진지왕(眞智王. 재위 576-579년)을 재위 4년만에 폐위시키기도 한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진지왕은 도화녀(桃花女), 즉, 복숭아 꽃을 닮은 여인에게 흠씬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국인(國人)들에게 쫓겨나고야 말았다고 했다.
복숭아 꽃말이 아름다운 여인이라는 전통은 이미 「시경」(詩經)에서도 보이고 있어 '주남'(周南) 편에 실린 '도요(桃夭)'라는 시는 결혼을 앞둔 젊고 아리따운 여인을 복숭아에 비유하고 있다.
한데 복숭아에는 또 다른 위력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으니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는 약물(藥物)로도 생각되었다. 입춘이나 단오절 때 집 대문 앞에 부치는 부적을 '도부'(桃符. 복숭아 부적)라고 일컬은 까닭이 여기에 있다.
한자로는 茅(모)라고 표기하는 띠풀. 우리 주위에서 일상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꽃 식물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도롱이나 초가집 지붕을 이는데 애용되었다.
이 띠풀만 해도 간단치 않은 측면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임신 때 나타나는 붓기나 요독증을 치료하는데 쓰이고 있으며, 고대사회에서는 가장 신성한 의식인 제례에 널리 애용되었다.
고대 중국 의례서인 「주례」(周禮) '고공기'(考工記)에 의하면 명당(明堂.사당)은 띠풀로 지붕을 삼는다고 했으며, 사마천의 「사기」(史記) '봉선서'(封禪書)에는 신령이 강림하는 곳에는 띠풀을 깔았다고 했다.
도교신학에서 유래한 이런 전통은 일본에서도 발견되고 있는데 예컨대 신사에서 신을 불러들일 때 띠풀을 이용한다.
중국 식물문화사가 나카무라 고이치(中村公一.61)가 쓴 「꽃의 중국문화사」는 이처럼 매화ㆍ살구ㆍ모란ㆍ장미 등 35종 꽃말에 담긴 내력과 그 실상을 문학작품이나 전설, 민간전승, 전설 등에서 추출해 재미있게 이야기로 꾸미고 있다. 조성진ㆍ조영렬 공역. 뿌리와이파리 刊. 304쪽. 1만3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