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우리의 미래에 가장 많은 변화를 줄 동인이다. 4차 산업혁명기의 본질은 초(超)지능과 초연결로 초장수와 초국가를 만드는 초경쟁을 넘어선 초능력 초현상이라 보면 된다. 바둑에서 초능력을 보여준 알파고는 은퇴한 것이 아니다. AI는 앞으로 더 복잡한 교육이나 의료로 들어가서 신나게 놀 것이다. 교육과 의료로 가기 전 정거장에 해당하는 곳이 요리다. 그래서 필자는 5년 내에 AI로봇과 인간의 요리대결 흥행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AI는 교사와 요리사를 은퇴하면 직접 수술하는 의사가 될 것이다. 그렇게 인간의 모든 직업을 마스터한 뒤에는 무엇을 할까?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Deep-Learning)으로 초지능을 만들면서 사물들에 장착될 고성능 센서들의 인터넷 5G 연결망인 IOT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지구와 인간을 관리하는 전 지구의 추장이 될 것이다.
이 추장은 인간들이 이해할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고성능 두뇌엔진 속도를 늦추는 법을 터득하며 농담과 유머로 인간들에게 친절한 추장이 될거라고 늘 다짐할 것이다. AI추장은 지적인 능력에다가 천개의 손, 천개의 눈을 가진 천수관음보살을 능가하는 디테일을 자랑하며 우리 삶 깊은 곳까지 보살필 것이다. 이로써 지구 역사상 사람의 마음을 가장 잘 헤아리는 존재가 되어 인간들의 안전과 즐거움을 위해 봉사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유머코드도 잊지 않을 것이다. 당분간 AI의 본질은 청소로봇과 비슷하겠지만, 알파고의 행보를 보면 AI가 청소로봇의 본질이 아니라 인간 청소부와 같은 인격을 가질 날이 오고 있음을 직감하게 한다.
얼마 전 AI 알파고가 중국의 바둑 1인자 커제를 이겼다. 커제는 알파고와의 대국이 매우 괴로웠다고 말했지만 알파고의 인간 아버지 ‘허사비스’는 담담하게 진행한 인터뷰에서 너무나 중요한 단어를 던지듯 사용했다. 알파고가 AI를 능가한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가 되었다는 말이다. AGI는 사람처럼 새로운 책을 보거나 새 경험을 하면서 지식을 쌓고 통찰력을 기르며 직관적 선택도 할 수 있는 지능이다. AI가 노벨상을 탈 수 있다는 말이 가장 쉬운 설명일 것이다.
물론 알파고가 신약을 개발하는 데 큰 공헌을 했더라도 노벨상위원회가 살아있는 사람에게 상을 준다는 원칙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알파고는 바둑을 두는 AI가 아니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대국을 하던 때, 필자는 4대1로 인간이 진다는 예측을 미리 해서 인터넷에 동영상을 올려 증거를 남기면서 ‘인공지능 시대의 창의성 뇌교육’이란 책을 쓰고 있었다. 알파고는 이제 바둑계를 평정하고 의료나 교육에서 인간 고수들을 이길 준비에 들어갔다. 그리고 우리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살고 있다. AI는 이제 혼자서 수백 수천 수억 명의 아이들을 가르치고 수억 명의 환자들을 진단할 것이며, 수술대에 누운 수천 명의 환자를 완벽하게 파악하면서 정교한 로봇들로 직접 수술을 집도하거나 수억 명의 인체에 투입된 나노봇을 활용하여 사람들이 수술을 할 정도까지 병들지 않도록 관리할 것이다.
그렇다면 더욱 저렴해질, 그래도 어마어마한 교육비와 의료비는 가장(家長)의 주머니에서 나와서 어느 회사로 흘러갈 것인가? 이런 지배적인 파급효과를 생각해보면 우리 한국이 자국민을 위해서라도 우리 문화와 우리 몸에 잘 적응한 한국형 AI를 포기할 수는 없다. 그런데 우리는 한국인을 위한 AI를 만들 준비가 과학기술적으로 또 사회문화적으로 되어 있을까? 사회문화적 준비와 과학기술적 준비는 비행기의 두 날개이며 전차의 두 바퀴이다. 어느 하나만 있어서는 알파고의 약진에 대비할 수 없다. 투명하고 진정어린 사회문화와 다양한 가치를 즐기는 예술문화는 양심적 천재들과 양질의 빅데이터를 만든다. 문화예술적 배경이 있어야만 우리의 천재들은 빅데이터와 기술력과 예술성을 활용하여 한국형 AI를 진화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