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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못 배운 것도 억울한데 혼인도 어렵다니

지난해 경기도가 서울대 보건대학원과 함께 ‘경기도 인구정책 연구용역 중간보고’를 발표한 바 있었다. 대학졸업 이상의 학력자와 고등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자간 혼인과 출산율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진다는 조사결과가 실려 있기 때문이다. 세간에는 ‘결혼을 잘하려면 좋은 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말이 정설처럼 퍼져 있었다. 대학을 나와야 좋은 직장에 취업을 하고 이른 바 ‘격에 맞는 상대’와 혼인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머리를 싸매고 공부했던 것이다.

그런데 사실이었다. 학력 격차가 그대로 혼인과 출산율 격차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통계로 확인된 것이다. 전기한 도-서울대의 교육 정도에 따른 혼인율과 출산율 조사는 국내 최초로 실시된 것으로써 통계청의 자료 중 2008년~2014년 사이 경기도 내 혼인신고 53만2천206건과 출생신고 82만5천910건을 분석한 것이다. 조사결과 같은 기간 내 남성 혼인건수는 대졸 이상 33만1천475건, 고졸 이하 19만7천804건으로 대졸 이상이 1.67배나 많았다. 여성도 마찬가지여서 대졸 이상이 32만2천871건으로 고졸 이하 20만5천496건보다 1.57배 많았다.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을 살펴보면 남녀모두 학력 간 격차는 더 컸다. 이 연령대는 혼인이 집중되는 시기다. 25~29세까지 대졸 이상 남성의 혼인건수는 고졸 이하 보다 2.36배 많았으며 30~34세의 경우는 무려 3배 차이가 났다. 여성의 경우도 25~29세 여성은 대졸 이상이 고졸 이하보다 2.9배, 30~34세는 대졸 이상이 고졸 이하 보다 2.4배나 더 높았다. 혼인 건수와 마찬가지로 혼인율(결혼한 사람의 비율)에서도 격차를 보였다. 2008년 25~29세 대졸 이상 남성 혼인율은 63.3명으로 고졸 이하 남성 37.5명보다 1.68배 높았다. 그리고 7년 후인 2014년에는 대졸 이상 남성 53명, 고졸 이하 남성 23명으로 2.3배까지 차이가 벌어졌다.

그러니까 저학력자들은 점점 더 혼인해 가정을 꾸리기가 힘들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당연히 출산율에도 영향을 미친다. 2008년 대졸 이상 남성 출산율은 1.23명이었는데 고졸 이하 남성은 0.82명이었다. 이때 격차는 1.5배였지만 2014년엔 1.73배로 더 벌어진다.(대졸 이상 남성 1.16명, 고졸 이하 남성 0.67명) 학력의 차이가 사회경제적 지위에 영향을 주는 한국사회의 특징이 그대로 나타나는 데이터이다. 따라서 천편일률적인 출산정책보다는 경기도 정책기획 관계자의 말처럼 계층별로 구체적인 출산·혼인 정책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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