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지 않는 별
/복효근
별이라 해서 다 뜨는 것은 아니리
뜨는 것이 다 별이 아니듯
오히려
어둠 저 편에서
제 궤도를 지키며
안개꽃처럼 배경으로만 글썽이고 있는
뭇 별들이 있어
어둠이 잠시 별 몇 개 띄워 제 외로움을 반짝이게 할 뿐
가장 아름다운 별은
높고
쓸쓸하게
죄짓듯 앓는 가슴에 있어
그 가슴 씻어내는
드맑은 눈물 속에 있어
오늘밤도
뜨지 않은 별은 있으리
밤하늘을 올려 본다는 것은 별에 기대어 그리움을 희망을 위로받는 다는 것, 별은 우리의 맘속에 띄운 영원한 친구다 손닿을 수 없는 신비로운 또 다른 지구의 세계, 상상만으로 별의 집을 짓고 별의 연인을 만나고 별과의 사랑에 빠지는 꿈 속 같은 이야기가 무한대로 떠 있다. 그러나 뜨지 않는 별도 있다고 들려주는 시인, 제 궤도를 지키며 배경으로만 글썽이는 뭇 별들, 어린 시절 나의 별을 찾겠다고 밤하늘을 올려다보면서 가장 크고 반짝이는 별을 가리키며 내 별이라고 지목했던 날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땐 왜 몰랐을까 뜨지 않고 높고 쓸쓸하게 눈물짓고 있다는 별을, 눈으로 보이지 않는 이별이 있다는 것을, 혼잣말처럼 풀어지는 보이지 않는 별의 온기를 느껴본다. 차가워서 따듯한 분명 어딘가에서 홀로 긴 밤을 지세고 있을 흐느낌이 있으리라.
/정운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