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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이것도 없으면 너무 가난하다는 말

이것도 없으면 너무 가난하다는 말

                                              /이현승


가족이라는 게 뭔가.

젊은 시절 남편을 떠나보내고

하나 있는 아들은 감옥으로 보내고

할머니는 독방을 차고앉아서


한글 공부를 시작했다.

삼인 가족인 할머니네는 인생의 대부분을 따로 있고

게다가 모두 만학도에 독방 차지다.

하지만 깨질 때까지 배우는 것이 삶이다.

아들과 남편에게 편지를 쓸 계획이다.


나이 육십에 그런 건 배워 뭐에 쓰려고 그러느냐고 묻자

꿈조차 없다면 너무 가난한 것 같다고

지그시 웃는다. 할머니의 그 말을

절망조차 없다면 삶이 너무 초라한 것 같다로 듣는다

-시집 ‘생활이라는 생각’

 

 

 

무수한 시간들 속에서 무수한 절망을 겪어내고 시작한 한글공부일 겁니다. 가족과의 단절감을 만회하려 시작한 공부는 할머니를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줄 것입니다. 그 세계에 접어들면 남편을 불러낼 수도 있고, 아들을 쓰다듬으며 잠재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깨질 때까지 배우는 것이 삶이다”에서 보듯, 두려움을 버리고 삶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자세는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은 아닐 겁니다. 삶의 의문들은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화두. 의문을 풀어가는 주체 또한 각 개인이듯 할머니는 할머니만의 방식으로 삶의 궤도를 수정해보는 것입니다. 답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절망이 지시해준 답입니다. /김유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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