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자연 자원 개발을 통해 수도권 제일의 녹색휴양 중심지로 도약한다는 취지로 김포시가 수 십억 원을 투입해 조성한 생태 탐방로가 관리부실로 인해 ‘혈세만 축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2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06년 4월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힐링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하성면 한강제방도로 일원 9만7천686㎡이르는 하천부지에 국·도·시비 등 55억 원을 들여 생태 탐방로를 개설, 무료로 개방했다.
생태학습장, 관찰데크, 수질정화식물, 전망대 등으로 구성된 생태 탐방로에는 직접 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도록 버들나무, 갈대, 연꽃 등을 식재했으며 김포시설관리공단이 위탁 운영해 오고 있다.
하지만 개설 이후 제대로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현재 생태 탐방로 곳곳은 거미줄이 점령(?)하고 있으며 심지어 곰팡이얼룩이 여러군데 발생, 보수 관리 비용으로 한해 수 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부모들과 자녀들이 추억을 만들도록 조성된 놀이터인 다람쥐 통나무길은 흙과 벌레 등이 뒤엉켜 있어 아이들이 들어갈 엄두를 낼 수 없는 상태라 오히려 미관을 해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렇다 보니 수도권 등지에서 하동천 생태 탐방로를 찾는 관광객들은 ‘시간이 아깝다’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어 시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는 형편이다.
친구와 생태 탐방로를 찾은 K(62·여·서울 강서구)씨는 “김포에 생태 탐방로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왔는 데 거미줄과 곰팡이만 보고 가는 느낌이다”며 “생태탐방로를 홍보하는 블로그에 속아 시간을 낭비한 것이 분하다”고 토로했다.
지역 주민 J(59)씨는 “당초에는 볼거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시가 막대한 돈을 들여 수경시설을 조성했을테지만 결과적으로는 관리부실 탓에 휴식공간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채 방치돼 있어 애꿎은 세금만 낭비한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데크 탐방로 재질의 문제 등으로 인해 곰팡이균을 제거하려고 해도 쉽지 않아 다각적인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며 “잦은 민원에 따라 탐방로 소독을 준비하고 있지만 넓은 생태탐방로를 한 사람이 관리를 한다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김포=천용남기자 cyn5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