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의 언어들은 실재의 세계로부터 끝없이 도피하는 언어, 그 내부로부터 의미를 지워감으로써 현실에 대해 아무 책임도 지지 않는 상상적 유희로 환원해버리는 비본래적인 언롱(言弄)의 세계이다"
문학평론가이자 시인인 장석주(49)씨가 한국시단의 원로 김춘수(金春洙.82) 시인의 시세계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장씨는 시전문 반년간지 「시경」(박이정 刊) 상반기호에 기고한 평론 '언롱의 한계와 파탄'에서 김춘수의 시세계를 "몽환적 관념들이 춤추는 기표적 기호의 과잉의 세계"이자 "실체가 없는 허무의 유희"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김 시인은 뛰어난 언어적 감수성을 가진 '조형술의 천재' 혹은 '수사의 달인'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언정, 삶에 대한 통찰이나 현실에 대한 진지한 모색을 하는 '큰 시인'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장씨는 '꽃' '처용단장' '인동잎' 등 김 시인의 작품들이 삶의 실감과 구체성에 닿아 있지 않다고 평했다.
그는 흔히 김 시인의 시세계를 일컫는 '무의미의 시'가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시대와의 소통이 끊긴 공허한 아름다움의 세계는 삶의 위로나 사물에 대한 깨달음을 주지 못하는 의미 없는 언어의 조합일 뿐이라는 비판이다.
"김춘수는 자신의 뜻 없는 말놀이의 시들을 두고 '무의미의 시'라고 명명하지만, 그것은 타자와의 소통이 차단된 자의식에 갇혀버린 자의 자기분열과 심약함을 드러내는 기표에 지나지 않는다"
이어 장씨는 김 시인이 현실에 대한 극도의 환멸과 허무주의로 인해 끝없이 환상 속으로 도망치는 일종의 '심리적 퇴행'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장씨는 그러나 김 시인이 현실 정치에 대해 초연하거나 순수하지는 않았다며 그를 "부르주아 순응주의에 충실한 몽상가, 그저 잔뜩 겁에 질린 노예였을 뿐"이라고 일갈한다.
1981년 교수직을 그만두고 민정당 국회의원으로 변신, "야만적인 정치 현실에 저항하기는커녕 야수들의 대열에 합류"한 사건이 그 상징하는 예라는 것.
"(김춘수)시인은 개별적 체험에 바탕을 둔 실재와 세계의 전체성에 대한 통찰로 나아가려는 의지가 없었다..시인은 삶과 그것의 자리인 현실에 대해 어떤 진지한 모색이나 탐구의 열정도 없이 몽환적인 이미지를 빚는데 몰두한다"
대표적인 원로시인이자 심미적 모더니즘 시의 거장으로 불리는 김 시인에 대한 장씨의 거침없는 비판이 문단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 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