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한 장마가 물러가고 이제 본격적인 행락철이 시작됐다. 폭염 특보가 이어지면서 찜통더위에 열대야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쓰레기가 문제다. 최근 들어 도심지의 쓰레기 무단투기는 감시카메라의 상시 작동으로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직도 일부 관광지와 행락지에는 쓰레기가 아무 데나 버려지고 있다. 장마가 최근 그치면서 팔당호 수면에는 무려 1천600여 t의 쓰레기가 둥둥 떠 있다고 한다. 경기도수자원본부는 최근 직원 12명과 바지선 4척, 굴착기 2개를 동원, 600여 t을 수거했지만 완전히 처리하는 데는 앞으로도 10일은 걸릴 것이라고 한다.
대부분 장마에 떠내려 온 나뭇가지 등이지만 이 중에는 생활쓰레기도 상당한 양이어서 이를 처리하려면 인건비를 제외하고도 장비 대여료, 매립비용 등으로 3억원 가까이 소요된다. 이같은 현상은 팔당호뿐만이 아니다. 전국의 강과 호수, 계곡, 바닷가 등에는 장마가 그친 뒤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한 곳이 많다. 나뭇가지와 풀, 빈병, 폐비닐, 스티로폼, 폐타이어 등이 뒤섞여 보기 흉한 모습이다. 이처럼 강이나 호수를 뒤덮는 쓰레기는 생태계 파괴와 환경오염의 원인이 된다. 특히 수도권 주민들의 식수원인 팔당호는 더욱 그렇다. 수질관리가 쉽지 않은 마당에 쓰레기마저 매년 덮치니 깨끗하고 안전한 식수 공급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본격적인 행락철에 돌입해 전국의 산하는 또 쓰레기로 어지럽혀지지나 않을지 걱정된다. 가뜩이나 무더운 날씨에 피서객들이 마구 버린 쓰레기로 악취마저 진동한다면 모처럼의 휴가가 기분 상하게 마련이다. ‘버리는 사람’과 ‘치우는 사람’이 따로 있어서야 어디 깨끗한 환경 및 아름다운 강산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가져간 쓰레기 되가져오기 운동’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나와 내 가족부터 실천한다는 마음자세로 쓰레기 무단투기를 근절해야 한다. 공공질서를 확립하고 시민의식을 한 단계 끌어올릴 때다.
환경부와 각 지자체는 곧 전국의 국립공원과 해수욕장에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반을 배치하고 집중 단속을 벌일 예정이라고 한다. 매년 휴가철이면 반복되는 단속지만 이번만큼은 반드시 쓰레기 없는 피서지를 만들어야 한다. 해수욕장마다 하루 발생하는 쓰레기가 몇 t씩 돼서야 말이 되겠는가. 싱가포르는 담배꽁초 하나를 버리다 적발돼도 벌금이 170만 원이다. 이렇게라도 해야 하는 것인가. 단속에 앞서 환경은 후손으로부터 잠시 빌려온 것이라는 마음가짐이 우선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