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에서 벌어진 4·6세 자녀 살인사건 등 우울증을 앓던 어머니가 어린 자녀를 살해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우려가 일고 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일 남양주시 진접읍에 사는 A(42·여)씨가 자신의 집에서 6살 딸과 4살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붙잡혔다.
A씨는 범행 후 흉기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지만 귀가한 남편에게 발견돼 미수에 그쳤고, 자해의 후유증으로 이날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A씨는 평소 우울증 증세가 심해 약을 복용해온 것으로 확인됐으며 ‘애들을 데리고 가겠다’는 내용의 유서가 현장에서 발견됐다.
지난 7월 26일에는 고양의 한 아파트 8층에서 B(37·여)씨가 5개월 난 아들과 함께 투신, 본인은 목숨을 건져 입원 치료 중이지만 아들은 끝내 사망했다.
경찰은 B씨가 육아의 어려움을 주변에 토로하고 산후 우울증을 앓았었다는 진술 등을 토대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같은 날 충북 보은에서도 산후 우울증을 앓던 C(36·여)씨가 낳은 지 4개월 된 아들이 시끄럽게 운다며 입과 코를 막아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한 전문가는 “우울증을 앓게 되면 자존감이 없어지고, 자녀들이 비참해지기 전에 내가 데려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왜곡되고 그릇된 모성애 때문에 사건을 저지른다”며 “자녀 살해의 1차 책임은 피의자에게 있지만, 사회적 안전망과 케어가 부족한 사회에서 벌어진 ‘사회적 살인’이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숨진 남매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흉기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난 상처 때문에 수술이 필요한 상태”라며 “수술 후 몸 상태를 살펴보고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서 조사하고 구속 등 신병 처리 방향도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남양주=이화우기자 lh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