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일이다. 도태호 수원시 제2부시장이 26일 수원 원천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직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경찰이 방범용 CCTV를 확인한 결과 도 부시장이 저수지로 뛰어드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한다. 고 도태호 부시장은 2010년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장으로 근무할 당시 1억원 금품수수 혐의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3차례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혐의 일부를 인정해 구속영장이 신청된 상황이었다. 이보다 5일 전인 지난 21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2인자’ 김인식 부사장이 경남 사천 아파트에서 스스로 목을 맨 채 세상을 떠났다. ‘잘 해보려 했는데 누를 끼쳐 죄송하다’는 내용의 유서도 발견됐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면서까지 속죄를 한 이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추호라도 자살행위를 비호할 생각은 절대로 없다. 그렇지만 죽음이라는 극단의 행위로 책임을 진 이들과는 달리 국정농단을 통해 국격을 심각하게 훼손시키거나, 군사쿠데타를 일으키고 국민을 죽이면서까지 권력을 쥔 세력, 불필요한 토목사업이나 이른 바 자원외교로 수십조원을 탕진해 국가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한 세력들은 아직 뻔뻔하게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아무튼 요즘 우리 국민들의 자살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21일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서울 강동갑/행정안전위원회)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방대원들은 최근 5년간(‘13~‘17.7) 7만 36건의 자살기도자 구조출동을 했다. 2013년에 1만3천79건이었던 출동은 2016년에 1만9천388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지역별 자살기도는 서울 3만3천915건(48.4%), 경기도가 1만4천112건(20.2%)으로 수도권이 전체의 70%였다. 진의원은 서울·경기 지역에서 자살 시도가 많이 이루어지는 이유를 이 지역이 경쟁과 빈부격차가 커 상대적 박탈감도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13년 째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인구 10만명당 26.5명이나 된다. OECD 평균 자살률 12명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2위는 헝가리 19.4명으로서 큰 격차가 난다. 1997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자살률이 급증했다. 자살은 본인 한 사람의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가족, 이웃, 사회에 영향을 끼친다. 범정부차원의 시급한 종합대책이 필요하다. 다행히 문재인 정부가 정신건강과 자살예방을 ‘100대 국정과제’ 실천과제로 정했다. 생명존중 인식이 확산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