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코스피지수가 장중 한때 2500선을 돌파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2007년 7월24일 장중 2000을 넘어선 지 10년 3개월 만이다. 이는 세계 경제 회복세에 따른 미국 증시의 상승에다가 삼성전자 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상장사들이 좋은 실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 증시의 저평가라는 메리트로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매수세도 강하다는 점이 주가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북핵 위기, 중국과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 미국의 보호무역 등 온갖 악재가 걷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주가 상승 기조는 크리스마스랠리를 앞둔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중·장기적으로 ‘코스피 3000’도 가능할 것이란 증권업계의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도 내년 증시 또한 밝게 보는 편이다.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에서 외국인매수세가 당분 간 지속되고,기업실적 역시 세계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는 데 힘입어 한층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수익비율(PER)도 10배에 미달해 추가상승 여력이 있다는 점도 호재로 꼽는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보면 증시 환경이 긍정적이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너무 낙관 일변도로 치우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증시의 특성상 언제 돌발적인 악재가 출현할지 모른다. 더욱이 금리인상을 앞둔 시기에서 주가상승의 원동력이 된 외국인 매수세가 약화될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는 탓이다. 미국경기가 회복되면서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우리나라도 금리 인상이 이어진다면 외국인 자금이 언제라도 대거 빠져나갈 수 있다. 북핵문제도 아직 해결된 게 아니라서 돌발변수로도 작용할 수 있다.
그래서 주식시장에서의 지나친 투기적 자세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이다. 코스피지수 상승에는 삼성전자의 역할이 컸다. 무려 270만원대를 오르내리는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들어 50% 이상 올랐다. 한 종목의 시가총액 증가분이 전 증가분의 31.7%를 차지했을 정도다. 반면 개별종목들은 1천300여 종목 가운데 42.7%의 주가가 내렸다. 지수상승을 이끌고 있는 대형 우량주를 보유한 외국인과 기관 이외 개미투자자들이 수익을 보지 못하는 이유다.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을 튼튼히 하지 않으면 주가상승은 제한적일 수 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몇 개 종목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투자자들도 이러한 점에 유념해서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