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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2017년 베니스비엔날레와 데미안 허스트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리고 있는 제57회베니스비엔날레로 가는 길은 로마에서 기차를 타고 도착해서 운하 노선 배를 타야만 했다. 아드리아해와 연결된 베네치아는 118개의 섬과 400개의 다리로 이루워진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베네토주의 주도(州都)이다. 세계적 관광지인 수상과 운하도시로 유명하며 격년제로 미술과 건축비엔나레가 열리고 있다.

베네치아 해변 자르디니에 국가관과 아르세날레에서 열리는 본전시는 유럽을 대표하는 프랑스 퐁피두센터의 크리스틴 마셀이 총감독을 맡아 이탈리아어로 ‘예술 만세’를 의미하는 ‘비바 아르테 비바(Viva Arte Viva)’라는 주제처럼 예술 본연에 충실하였다. 베니스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파우스트’라는 제목의 젊은 예술가 안네 임프의 퍼포먼스가 생생하게 펼쳐지는 독일관에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안겼다. 프랑스관은 나무로 된 벽면 등 완벽한 음향 시설이 구비된 스튜디오로 꾸며 음악가들이 계속된 연주를 통해 관객이 참여하는 교감의 전시를 하였다.

카지노에서 차용한 천박하고 촌스러워 보이는 네온사인으로 외관을 꾸며 베니스 비엔날레에 침투한 자본주의를 날카롭게 비판한 한국관 역시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1933년생 남자를 통해 한국 사회의 역사적 변화를 보여준 전시를 보고, 읽으러 2번 이상 방문해야 할 정도로 대부분 혼란이 극에 달한 현재 세상에 눈을 감았다면 한국관은 이런 혼란상을 잘 비판하며 이번 비엔날레가 놓친 부분을 채워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가관이 단체전이라면 개인전이라 할 수 있는 본전시는 51개국에서 총 120명의 작가가 초청되어 전통, 주술, 기쁨과 공포, 시간과 무한 등 9개의 세부 주제로 나눠 영상, 그림, 사진, 설치 등 현대미술로 표현하여 다양한 장르의 현대미술을 감상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비엔날레와 별도로 베네치아 팔라초 그라시, 푼타 델라 도가나 등 미술관 2곳에서 12월3일까지 영국의 현대미술가 데미안 허스트의 신작 개인전이 동시에 열리고 있었다. 수백개의 다이아몬드가 박힌 백골두상을 통해 삶과 죽음을 표현하며 현대미술계에서 논란을 몰고 다니는 데미안 허스트는 전시비용으로만 약 700억원이라는 예산을 들여 ‘믿을 수 없는 난파선에서 건진 보물(Treasures from the Wreck of the Unbelievable)’이라는 제목이 붙은 전시로 10년의 공백을 깨고 복귀전을 브록버스트급으로 스펙타클하게 알리고 있다. 이 전시회는 역사와 예술의 경계, 진실과 허구의 경계, 기치함과 숭고미의 경계를 믿을 수 없는 상상력으로 재현하였다.

생로랑, 구찌 등 력셔리 브랜드와 크리스트 경매회사 오너인 피노 게링의 소유인 안도 다다오가 리모델링한 팔라초 그라치에서는 18m의 청동 거인상이 산호, 조개, 해초등 바닷에서 건진 그대로의 모습을 청동과 레진으로 주물을 뜬 모습으로 중앙에 서있고, 영상은 발굴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푼타 델라 도가나는 산타 마리아성당에 딸린 건물을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해서 천장이 높고 19개의 방으로 이루워진 엄청난 크기로 창밖으로는 전시 상상력을 충족시킬 수 있는 물결이 건물을 치고 있었다. 189점의 작품과 21개 케비넷에 고대 황금유물이 진열되어 있는 전시에서 비엔나레가 열리는 시기에 개인전 주제에 맞게 베니스를 택한 그의 탁월한 선택에서 진실과 허구를 심오하게 풀어내며 현대미술 역사를 데미안 허스트는 새로 쓰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전시장을 찾아 다니면서 만난 갤러리의 예술품들은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베네치아 섬마다 특색있는 공방에서 소생시킨 유리, 양복지, 비단제품, 금, 철, 청동 등의 가공기술은 지중해 무역의 중심답게 뛰어났다. 리알토 다리 주변 가게에서 만날 수 있는 온갖 가면들과 공예품들은 16세기 르네상스 시대에 영국을 중심으로 시작된 유럽그랜드 투어(Grand Tour)의 마지막 종착역으로 명성을 현대에서도 변화된 역할로 유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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