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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경찰은 국민을 위해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다

 

“그 사람은 나에게서 사랑을 배웠데… 나는 그저 내 마음 가는 대로 그 사람에게 했을 뿐인데…” 2004년 개봉한 영화 ‘이프온리(2017년 12·재개봉)’의 여자 주인공 사만다가 한말이다. 필자는 최근 우연히 이 영화를 보고 지금까지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필자는 하루에도 수십명의 민원인이 찾아오는 곳에서 근무한다. 오늘도 단골손님처럼 찾아오시는 할머니 한분이 오셨다. 그 분은 칠순을 넘겨 이제는 두발로 자신의 몸조차 가누지 못하여 양손으로 유모차를 끌고 다니신다. 이 분이 필자의 사무실에 찾아온 이유가 분명한 것 같다. 함께 근무하는 다른 사람들도 인정하는 눈치다. 그 이유는 할머니의 말을 끌까지, 잘 들어주는 후배 경찰관을 만나기 위해서다. 후배 경찰관과 할머니의 이야기를 옆에서 들어보면 마치 모자(母子)간에 서로 못 다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다정한 가족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야말로 “사소한 것부터… 심오한 것까지” 울면서 시작하여 웃고 끝나는 한편의 영화와 같았다. 오늘도 그 할머니는 자신의 아들을 찾아온 것처럼 후배 경찰관에게 2시간이 넘게 억울함을 하소연하고 가셨다. 필자가 후배 경찰관에게 “자네도 힘들 텐데, 그 많은 이야기를 어떻게 들어줄 수가 있는지 대단하네 그려”라고 칭찬하자, 그는 “내가 들어주지 않으면 여기저기 찾아다니실까봐 그냥 내 마음 가는 대로 들어줄 뿐입니다”라며 당연하다고 말한다.

영화 ‘이프온리’의 명대사처럼 후배 경찰관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그 할머니의 마음도 하나 된 느낌으로, 진정 한마음이 되었으리라 생각해 본다. 다가올 겨울을 생각하면 그 할머니의 아픔이 더해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지만 후배 경찰관이 그랬던 것처럼 그냥 마음 가는 대로 국민들의 억울함을 경청한다면 우리 모두가 넘겨야 할 힘겨운 삶의 무게도, 매서운 겨울추위도 함께 견딜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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