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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우울하기만 한 IMF 환란 20년

꼭 20년 전인 1997년 11월 21일 밤 10시. 임창렬 당시 부총리의 상기된 얼굴과 목소리가 기억에 생생하다. 그렇게 잘 나가던 대한민국이 IMF에 수백억 달러의 구제 금융을 신청할 것이라고 했다. 당시만 해도 국민들은 이게 무슨 소리인지도 몰랐다. IMF가 과감하고 강도 높은 개혁 조치를 주문했고 정부가 이러한 개혁조치들을 시행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생각한다는 담화문은 결국 우리 경제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긴축 재정 정책으로 경제 활동이 위축되고 성장률 하락으로 실업이 늘어나게 됐다. 국민들의 난데없는 고통과 부담은 날로 늘어났다.

가뜩이나 연초부터 한보와 진로, 해태가 나가떨어지고 기아마저 붕괴되는 연쇄 부도의 소용돌이 속에서 마음이라도 추스리던 서민들의 현실은 여지없이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금리는 20%를 훨씬 웃돌아 기업이 줄도산했다. 직장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길거리로 쫓겨났다. 그나마 남아있는 사람들은 월급이 깎이고 무급 휴직이 돌아가며 시행됐다. 이를 극복해 보겠다고 사람들은 장롱속에 넣어두었던 애들 돌반지에 결혼 반지, 시어머니가 남겨주신 패물까지 들고 나와 금모으기에 나섰다. 100년 전 국채보상운동 때 처럼. 그러나 재벌그룹의 종합무역상사들은 금을 수입해 파는 이중적 행태를 보였다.

외환위기 사태가 우리 사회에 미친 악영향은 이루 다 꼽기 힘들다. 정부도 부도가 날 수 있고, 경제주권을 잃는다는 것이 얼마나 비참한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국민들은 이미 이때부터 양극화·취업난 등 우리나라가 앓고 있는 사회·경제적 ‘질병’이 생겼다고 생각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으로 15~29세 청년실업률은 9.4%다.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취업자 증가폭은 2013년 2월 이후 가장 작은 21만2천명에 그쳤다. 이마저도 50대 이상의 취업만 는다. 일하고 싶은 청년은 취업하지 못하고, 고령층은 계속 일해야 하는 구조다.

기업들도 최저임금의 인상여파로 고용을 늘릴 여지가 없어졌다고 한다. 오히려 자동화를 통해 줄여야 할 판이라고 아우성이다. 일부 기업은 이미 해외로 나갔다. 공공부문 일자리를 확대하겠다는 정책은 오히려 70만 명에 달하는 공무원 준비생만 양산하고 있다. 가진 자들은 지갑을 꼭 닫고, 서민들은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어느 자영업자는 외환위기 때보다 더 장사가 안 된다고 한다. 취업난과 양극화, 환란 20주년에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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