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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인문학]인공지능과 평생학습의 미래

 

프랑스 교육자 폴 랑그랑(Paul Lengrand)은 수직적인 전(全)생애를 통한 교육과 수평적인 다양한 활동을 고려한 통합교육개념을 주장했다. 그로 인해 지난 1970년 국제연합(UN)은 ‘평생교육’이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평생교육은 교육의 기초를 먼저 주입한 후 학습의 숙련도가 생긴다는 분리가 기본이었다. 즉 페다고지(Pedagogy)라는 교사교과중심 미래 대비 주입식 교육 후에 앤드라고지(Andragogy)라는 학습자의 상황이나 지적인 수준을 고려한 자기주도학습으로 분리되었다. 그러나 주입식 교육은 항상 소수의 의견이 다수에게 퍼지면서 다양성과 상상력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다. 도달해야 할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위에서 정하면 그 방향에 적성이 약한 사람은 억압적 페다고지가 강요되어 두뇌와 몸의 가능성에 병이 든다. 직업의 효용성처럼 도달점이 없다면 모든 사람은 앤드라고지 평생학습이 가능하면서도 각자 익혀야 할 기초적 과정부터가 다양해지고 페다고지가 필요 없어진다. 지금까지는 늘 페다고지가 먼저였으나 그 결과 획일화의 부작용이 생기므로 4차 산업혁명기에는 페다고지와 앤드라고지의 순서가 바뀌거나 수시로 뒤섞이든지 아예 페다고지 개념을 없앨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기의 평생학습은 개념 재설계와 방향성의 불꽃놀이가 필요하다. 불꽃이 모든 방향으로 퍼지듯 평생학습이 학생교육(교사 의존)과 직업교육(지도자 의존)중심에서 아동과 성인교육을 구분하지 않는 삶의 기쁨으로서의 ‘평생락(樂)습’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삶을 즐기는 습관이 부족한 한국에서는 ‘락습’의 개념이 절실히 필요하다. 줄서기 문화와 군대식 계급장 문화에서는 질문이 사라지고 즐거움 대신 경계심과 경쟁심이 주도권을 잡는다. 경계와 경쟁은 이제 사물지능이 만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에게 넘어간다. 이제 인간에게는 다양한 즐거움에 대한 추구가 필요하며 국제적 플랫폼 기업이 없는 한국인에게 즐거움의 다양성은 생존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봐도 된다. 평생직업이 점차 사라지는 요즘은 평생교육 또는 평생학습이 중요해졌다. 과로사를 부추기는 셀러던트가 유행하고 있지만 오래 버티기는 어렵다. 학생들에게도 교육보다는 적시학습과 자기주도학습이 강조되기 시작하지만 기술변화와 직업자동화의 변화가 빨라지면 적시학습은 이제 즉시학습이 되고 있다.

성인교육학의 거장 린드만(Lindeman)은 학습자 상황을 중심으로 평생학습이 구성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의 이론대로 현재 한국의 상황을 보자. 자동화 속도가 가장 빠른 한국은 점차 일자리나 일거리보다 놀자리나 놀거리를 R&D해야할 것이다. 기존의 1차·2차·3차 산업들은 연결이 화두인 4차 산업혁명에 의해 플랫폼기업 안으로 흡수+통합되고 있다. 소비AI플랫폼(아마존), 의료AI플랫폼(IBM), 이동AI플랫폼(테슬라), 콘텐츠AI플랫폼(구글) 4가지 미국의 플랫폼 기업은 이미 선점효과를 누리며 다른 기업의 추격을 따돌렸다. B2B인공지능플랫폼(알리바바)도 점차 강력해지고 있다. 마지막 남은 가상현실AI플랫폼은 게임산업과 깊은 관련이 있는데 한국의 기업들이 주도할 가능성이 조금은 남아있다. 한국인에게 가상현실+콘텐츠+게임+인터테인먼트 플랫폼 선점 기회가 있다는 점과 그 기회가 이미 없더라도 이미 잘 깔린 무대 같은 플랫폼 내에서의 활동(퍼포먼스)이 진정한 가치가 된다는 점이 이 시대의 평생학습 개념이 평생락습으로 전환할 필요성을 강력히 시사한다.

한국인들이 급속한 산업화 시대에 군대문화와 획일적 교육, 서열화 계급장 문화와 줄서기 문화가 있다는 한계를 평생락습이 치유해야 한다. 모난 돌이 성공하는 시대, 목숨을 걸고 나대다가 엄청난 창업을 하는 시대에는 모날 기회를 주고 나댈 기회와 시간을 줘야 한다. ‘School’과 ‘Academy’의 어원이 각각 ‘여유’, ‘나무그늘’라는 본래의 원형을 되찾자. 그늘에서 여유롭게 즐기면서 자신의 개성과 스타일과 콘텐츠를 찾으면서 서로 소통하는 문화가 국가 전체로 확산되는 평생락습의 문화를 되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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