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시작한 추위가 연일 맹위를 떨친다. 추위라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들은 올 겨울은 고난의 계절이 될지도 모르겠다.
매해 1월 중순에나 결빙이 관측되던 한강도 올해는 한 달이나 일찍 얼어붙었다. 71년 만에 가장 빠른 결빙이라는 보도가 언론을 장식한다.
정말 춥기는 춥다 그것도 매섭게 춥다.
한파의 이름도 무시무시하다. 북극 한파라는데 우리나라가 어느 사이 북극 한파 영향권에 들어있다니 생각만 해도 저절로 몸이 움츠려 든다.
대륙 고기압의 영향으로 춥다는 소리는 많이 들었는 데 북극 한파라는 말은 올 겨울 들어 듣는 새로운 추위 이름 같다.
며칠 전에 내린 눈은 다 녹기도 전에 얼어붙어 도로 군데군데가 얼음판이다. 한쪽으로 몰아 놓은 눈이나 차량주차로 그대로인 눈이 얼음판이 돼 미끄럽다. 강추위가 계속되니 녹을 기미도 없다.
밖에서 걸어 다닐 때 잘 보고 다녀야지 자칫 미끄러져서 넘어질 위험이 각처에 도사리고 있다.
눈을 치울 때도 내 집 앞 내 가게 앞만 치울게 아니라 이왕 치우는 눈, 옆 가게도 사람이 없으면 치우는 게 내 가게 오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치웠으면 좋겠다.
다 함께 치우는 것이 각자 알아서 치우는 것보다 좋은 방법이지만 사정이 있어 함께하지 못하거나 아예 눈을 못 치우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인심 인색하게 굴다가는 내가 넘어질 수도, 내가 아는 사람이나 내 손님이 넘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면 조금 더하는 수고가 나쁘지만은 않으리라.
정말 얼음판 같은 길에서는 항상 조심해야 한다. 더군다나 노인 분들은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시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노인 분들은 넘어지면 그것이 바로 부상으로 이어져 큰 고생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걱정을 하는 이유도 부모님을 모시고 살기에 더욱 그런지 모르겠다.
만류하는 가족들 말은 듣지 않고 서울에 친구 분들을 만나러 가신다면서 집을 나서신 아버지는 저녁때 녹초가 되어서 오셨다. 걱정 말라며 호기 있게 나가실 때의 모습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그래도 무사히 오셨으니 다행이지 집에서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노인분들의 고집을 꺾을 수도 없다.
날마다 효도를 강조하는 부모님들은 더욱 그러하리다. 자식들 입장에서는 이 겨울이 부모님 모시기가 제일 어려운 계절이다. 무엇보다 매우 춥거나 눈이 내려서 미끄러울 때 외출을 고집하시는 분들 앞에서는 어찌해야 좋을지를 모르는 것이다. 더군다나 눈이 온 뒤 얼었거나 얼음판 위에 눈이라도 바람에 날려 살짝 덮여있다면 정말 너무 미끄럽다.
이외에 수도 동파도 조심해야 한다. 이렇게 연일 한파가 몰아치면 수돗물을 살짝 틀어 놓는 것이 최선이다. 그리고 추위에 취약한 노출 수도관이 있다면 철물점에서 발열선을 구해 감고 보온재로 덮어주면 된다. 물론 상수도 계량기 관리도 보온을 잘해야 한다. 집안이 따듯하다고 물을 꼭 잠가 놓으면 단열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외벽 속에 있는 수도 계량기는 얼어 터질 수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겨울이 따뜻했으면 하는 바람은 여전한 데 올 겨울은 아랑곳하지 않고 맹추위를 떨칠 것 같다. 올 한해도 제 글을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리며 한해 마무리 잘하시고 추운겨울 무사히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