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올해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넘어 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전망보다 1년 앞선 것이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다. 2026년이면 인구의 25%가 노인인 초고령화 사회를 맞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사람이 장수한다는 것은 축복받을 일이 분명하지만 고령화 사회는 저출산과 함께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다. 저축과 투자 감소, 노동력 부족, 연금지급액 증가 등으로 국가 경제가 어려워진다. 특히 노인 질병과 빈곤, 소외 등의 문제도 발생한다.
최근 OECD는 ‘불평등한 고령화 방지’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엔 한국 66~75세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이 42.7%나 된다고 한다. 이는 OECD 국가 평균인 10.6%의 네 배이며 38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이다. 우리나라 베이비부머세대를 비롯한 장·노년 대부분은 자녀 양육과 교육, 결혼 등 가족부양 의무에 허덕이느라 정직 자신의 노후설계는 제대로 하지 못했다. 옛날처럼 키워준 자식이 늙은 부모를 부양하는 시대도 아니어서 고민이 더 깊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고령화 대비 정책은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이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가 성남시 수정구 산성동에 조성한 카네이션 마을을 모델로 삼아 고령친화사업을 펼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경기도 설명에 따르면 카네이션 마을은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촘촘한 노인복지를 투입, 일자리가 있고 주거 안전이 보장되는 고령 친화적 마을’이다. 우선 수정노인종합복지관 ‘노노잡(老老JOB)센터’에서 구직 희망 노인에게 취업 알선?정보 제공, 일자리 DB 구축, 취업상황 관리 등을 해준다.
노인 재능기부 전문프로그램을 진행해 재능나눔 활동을 펼치고, 지역 기업과 경로당이 업무 협약을 체결, 공동작업장에서 부품 조립 등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일거리도 제공한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국시랑 밥이랑’ 2호점을 개설, 저소득 노인 가구 도배·장판 교체, 행정복지센터와 노인복지관 노인 우선주차장, 전동휠체어 급속충전기 설치 등도 카네이션 마을 사업이다. 도 관계자는 앞으로 사업 효과를 검토, 노인들이 언제든 일할 수 있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카네이션 마을을 확대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둬 경기도만 아니라 전국 방방곡곡으로 확산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