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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언제까지 소 잃고 외양간만 고칠 건가

자고 나면 사고다. 과연 사고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언제 벗을 수 있겠는가 참담하다. 29명이 목숨을 잃은 제천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를 보면서 국민들은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낚싯배 사고로 13명이 숨진 지가 불과 얼마 전이다. 불이 난 건물은 목욕탕과 헬스클럽, 식당 등이 몰려있는 다중이용시설이라 피해가 컸다. 건물공사에서부터 화재대비 사고대처과정 등 어느것 하나 제대로된 구석이 없는 것 같다. 생존한 사람들의 말을 빌면 조금만 더 안전 관리에 주의를 기울였더라도 얼마든지 인명 피해를 줄일 수도 있었다고 한다.

지진 때 취약성을 드러낸 피로티 건물구조에서부터 화재에 약한 드라이비트 공법 등은 사고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였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갑자기 연기가 앞을 가려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애초부터 사우나의 출입문 시설이나 비상구가 탈출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내에 스프링클러의 작동도 평소 고장이 잦았다고 한다. 조사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형식적인 소방시설이 아니었나 하는 의구심도 있다. 20여 명이 한꺼번에 변을 당한 여성 사우나의 경우를 보면 더욱 그렇다. 유사시 안전을 조금이라도 염두에 뒀다면 피해자가 한층 줄었을 것이다.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데는 우리의 그릇된 주차문화도 한몫 했다. 주차시설이 협소하다보니 건물 주변에 차량이 마구잡이로 주차돼 있는 것을 우리는 흔히 본다. 제천도 역시 그랬다. 이 때문에 소방차 접근이 늦어졌다. 낚싯배 사고에서도 인근 주차차량들 때문에 출동이 늦어져 사고를 키운 게 바로 엊그제다. 설마 하는 가운데 사고가 또 허를 찌른 것이다. 크고 작은 화재 사고마다 똑 같이 지적되는 일이지만 이는 언제 또 무감각해질지 모를 일이다. 소방용 굴절 사다리차가 작동을 하지 않아 민간업체 차량이 구조에 나섰다는 것은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당국은 또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점검을 철저히 하겠다고 할 것이다. 소방 관련 법규가 제대로 지켜졌는지 또한 조사한다고 법석을 떨 것이다. 사고만 나면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말이다. 이제 과연 자신의 목숨은 스스로가 지켜야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세월호 사고 이후 국민안전처가 설치되고 좀더 나아질 줄 알았다. 안전에 유의하라고 문자만 보내면 다인가. 사고가 나면 문자를 보냈는데 왜 주의하지 않았느냐고 국민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 언제까지 소 잃고 외양간만 고칠 건지 너무 답답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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