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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가지에서

가지에서

                                          /고형렬

그곳으로 가려면 우리는 꽃눈에서 떨어져야 한다

별처럼 아프게

우리는 우리가 있었던 그 자리에 열매를 남겼다

아주 먼 곳에

그 열매들이 우리를 기억하려 애를 쓴다

기억이 잘 되지 않는다 그곳을 알 수 없다, 말하면서

그치만

우리는 다시 그곳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 상처를 가져오고 싶어도 가져 올 수 없다

-문학마을 여름호 중에서

 

 

 

시인은 지금 나무의 구성 요소인 가지를 논하고 있으며 가지에서 그곳을 지향하고 있다. 그곳이라 함은 아직 도착하지 못한 미래의 한 지점을 말하고 있다. 아울러 시인이 앞으로 가야 할 새로운 세계일 것이다. 생물학적으로 꽃이 떨어진 자리는 열매가 맺히게 되며 그것은 어쩌면 사랑과 삶의 흔적인 것이다. 열매의 상징성은 후손을 가리키겠지만, 이것은 분명, 삶의 흔적이며 결과물일 수 있다. 열매는 떨어진 꽃잎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곳’으로 가려면 삶의 터전인 ‘꽃눈’의 자리를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별처럼 아프게’ 떨어지면서 열매를 남기고 흔적 없이 떠나야 한다. 따라서 큰 성공을 위해서는 이별의 아픔도 감내해야 한다.

/정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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