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10년 동안 민간자본 유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인천로봇랜드의 사업구조를 대폭 개편하기로 했다.
27일 시에 따르면 시는 인천로봇랜드 조성실행계획 변경 용역을 내년 6월까지 마무리하고 하반기 중 산업통상자원부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시는 경남 마산과 함께 정부로부터 로봇랜드 예비사업자로 선정된 뒤 로봇랜드 사업을 본격화했으나 지난 10년간 민간투자를 하나도 유치하지 못했다.
시는 총사업비 6천704억 원에서 민간자본 유치 목표액을 5천514억 원으로 설정했지만 투자유치에 실패해 로봇테마파크·워터파크·호텔·상업시설 조성사업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시는 지난 2008년 국제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부동산 경기침체로 민간투자 유치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로봇랜드 주주사 간 갈등 등 내부 요인도 사업의 정상 추진에 악영향을 미쳤다.
그나마 서구 원창동 로봇랜드 사업부지 76만7천㎡에 들어선 것은 올해 6월 준공된 로봇타워와 로봇연구소 등 로봇산업진흥시설 뿐이다.
국비·시비를 595억 원씩 총 1천190억 원을 투입한 끝에 로봇 관련 업체들의 보금자리는 마련됐다.
시는 현재 사업구조로는 사업성이 낮아 민간자본을 유치하기 어렵다고 보고 용역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사업계획을 대폭 손질할 방침이다.
우선 테마파크 중심의 일괄 개발 방식 대신 단계별 개발 방식을 택하고 테마파크·워터파크 면적도 30만3천㎡에서 20만9천㎡로 축소할 예정이다.
대신 주거용지 4만9천㎡, 유통상업용지 4만7천㎡ 등을 새로 확보하고 용지 매각을 통해 기반시설 공사비를 확보할 계획이다.
전체 부지의 17%에 불과한 수익부지는 32%까지 끌어올려 사업성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된다.
사업 수행기관인 인천로봇랜드는 지난 2009년 출범 이후 사업 실적이 없어 자본금 160억 원을 잠식, 해체 위기에 놓이기도 했지만 최근 인천도시공사를 비롯한 주주사의 증자로 33억 원을 확보해 운영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시 관계자는 “인천공항·인천 북항에서 가깝고 반경 30㎞ 지역 배후인구가 944만 명에 이르는 등 로봇랜드의 입지 경쟁력은 충분하다”며 “사업구조를 개편해 인천로봇랜드를 로봇산업의 중심지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규기자 l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