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새해가 밝았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제야와 새해맞이 행사가 열렸고 경기도 수원에서도 뜻깊은 송년·신년행사가 이어졌다. 1만여 명이 넘는 시민과 관광객이 몰린 수원 화성행궁에서는 각종 공연과 떡국 나눔 등이 이어져 차가운 영하의 겨울밤을 훈훈하게 덥혔다. 다음날 아침 해 뜨는 시간에도 시내 중심에 있는 팔달산과 광교산에는 수천의 인파가 몰려 새해소망을 빌었다. 이런 들뜬 분위기 속에서 매우 뜻깊은 행사가 조용히 열렸다. 해맞이행사가 끝난 직후인 오전 8시 팔달산 정상 서장대 남쪽에 있는 3.1운동 기념탑에서 ‘3·1운동 100년, 임시정부 수립 100년’ 맞이 기념사업 선포식이 개최된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19일 수원화성박물관 강당에서 기념사업 준비위원회 발족식을 열고, 추진위원회 설립을 위한 첫발을 내디딘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염태영 수원시장과 박환 수원대 교수가 공동추진위원장, 김준혁 한신대 교수가 집행위원장으로, 시민단체 회원, 학자, 수원시의회 의원, 수원시 공무원 등이 위원으로 선임됐다. 이달 중 출범할 추진위는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100여 명으로 구성된다. 추진위는 ▲수원 독립운동 인물·3.1운동 콘텐츠 발굴사업 ▲3.1운동·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특강 ▲수원지역 출신 독립운동가 항일 유적지 답사 ▲청소년 역사 대토론회 ▲3.1운동 독립운동가 거리 조성 ▲기념조형물 건립 등 기념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수원시는 이 사업과 관련된 조례도 제정했다. 수원시의회 양진하의원이 지난해 10월 ‘수원시 3.1운동·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양 의원은 “독립운동이 격렬했던 수원지역의 항쟁역사와 이선경, 김향화, 김세환, 임면수 등 독립운동가의 활약이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이번 기회에 독립운동의 중심에 있던 수원의 의의를 되새기고 그분들의 활약이 재조명되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말처럼 수원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중심지였다. 3월 1일 서울지역과 함께 민족대표 48인인 김세환 선생 등 수백 명이 화홍문과 방화수류정 인근에서 최초의 만세운동인 3·1운동을 벌였다. 이후 약 2개월간 당시 수원군(현재 화성·오산시 포함) 일대로 확산됐다. 천도교와 기독교 신자, 유학자, 농민, 학생, 상인, 노동자, 기생 등 전 계층이 참여했고 거센 항쟁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기념사업 추진위원회의 활동과 시민들의 동참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