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대학을 졸업할 때만 해도 동기들 대부분이 졸업 전에 취업을 했다. 공무원, 자격증시험을 준비하는 동기들 일부만 졸업 전에 취업을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졸업 전에 취업을 한다는 게 쉽지가 않다. 취업재수, 삼수가 흔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 기업에서 인재에 대한 눈높이가 갈수록 높아지다 보니 기업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재학기간 동안 충분히 갖추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이다. 사실 기업 입장에서는 졸업 후 공백기간이 긴 학생 보다는 재학중인 학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기업은 졸업 후 공백기간이 길어지면 구직자 개인이 문제가 있어서 취업이 늦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공백기간이 길어진 학생들은 공백기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 한국고용정보원의 ‘청년의 첫 직장과 잠재경제활동인구’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들이 졸업 이후 첫 취업까지 평균 소요기간은 12개월로 나타났다. 첫 직장을 잡기 위해 긴 시간을 재투자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필자는 청년들도 취업을 위해서 상당히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을 신중년은 잘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판단했을 때 청년 취업보다 신중년 재취업이 훨씬 어렵다. 신중년 재취업이 어려운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채용의 주체인 기업 입장에서는 고임금, 생산성, 조직융화 관점에서 신중년 고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은 경제 불황 심화, 산업구조 개편, 일하는 방식의 변화 등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유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고정비 부담이 큰 인건비를 줄이고자 하는 압박을 심하게 받게 된다. 따라서 인건비 부담이 큰 상위직급의 구조조정과 명퇴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중년의 설자리는 갈수록 좁아진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신중년 재취업 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특단의 재취업 대책과 전략을 수립하지 않으면 시간 낭비만 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청년들도 취업을 위해서 취업스터디, 취업교육, 취업컨설팅 등 다양한 방법으로 취업 지식과 노하우를 쌓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신중년도 과거의 나를 잊어버리고 다시 학생시절로 돌아갔다는 생각으로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변화하는 재취업환경을 혼자서 파악하고 지속적인 자기관리를 통해 취업경쟁력을 높인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청년들은 학교뿐만 아니라 공기관, 사교육기관 등 다양한 곳에서 취업관련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신중년 재취업을 도와주는 기관은 다양하지 못하다. 신중년 재취업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과 기관이 존재하지만 취업이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주는 곳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신중년의 재취업을 효과적으로 준비하고 지속적으로 지원해주는 기관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재취업은 전문 취업컨설턴트의 지속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준비를 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기초자치단체 단위로 신중년을 위한 전문 취업사관학교를 운영할 것을 제안한다. 각 지방정부가 관내에 보유하고 있는 유휴시설을 취업사관학교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취업사관학교는 일반적인 학교 운영시스템과 동일하게 등교와 하교의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 기본적인 커리큘럼을 이수하도록 하고 이수 후에도 학교 공간을 활용해서 재취업을 위한 준비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취업컨설턴트가 담임선생님처럼 상주하면서 취업상담과 관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어디에 소속되어 있고 누군가에게 지원을 받고 있다는 심리적인 안정을 주는 것이 신중년에게는 상당히 중요하다. 취업사관학교를 운영했을 때 오히려 신중년 미취업 기간이 길어짐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신중년의 고립감 해소와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