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전국, 특히 중부권은 고농도 미세먼지로 뒤덮여 숨쉬기가 두려울 정도였다. 이에 환경부와 경기도, 서울시, 인천시는 25일 오후 5시 15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 발령을 내렸다. 당일(16시간 평균), 다음날(24시간 평균)의 미세먼지미세먼지 농도가 서울 103㎍/㎥, 인천 96㎍/㎥, 경기 110㎍/㎥로 나타났다. 이날 오전 6시경 경기도 안성시 봉산동은 171㎍/㎥까지 올라갔다. 울산, 세종, 제주를 제외한 전국 모든 곳에서 100㎍/㎥를 넘었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에 따라 26일 아침 6시부터 밤 21시까지 경기도 행정·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소각장 등 공공운영 대기배출시설과 공사장 운영시간을 단축·조정했다. 행정·공공기관 직원을 대상으로 차량 운행 2부제(짝수날 짝수차량 운행)도 실시됐다. 낮 동안 도로청소차를 긴급 투입해 도로의 미세먼지를 제거하기도 했다. 도는 도내 간선급행버스 16개 노선 185대를 이용하는 출근 버스이용객들에게 1회용 미세먼지 마스크 1만8천매를 긴급 배포하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것이라는 것이다. ‘건강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행동 요령을 따르라’는 매번 똑같은 말을 들어야하는 현실이 참으로 답답하다. 미세먼지의 상당량이 중국으로부터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언제까지 중국만 원망해야 하는 것일까? 이미 중국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매우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지난 22일 방송된 KBS1 TV KBS스페셜 ‘소리 없는 공포 중국 초미세먼지와의 전쟁’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 방송은 미세먼지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중국인들의 처참한 생활을 보여준다. 최근 연구에선 대기오염으로 인해 매년 100만 명의 중국인이 조기 사망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대기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한 뒤 과감한 환경정책을 펼치고 있다. 무장경관과 병력을 동원해 공장시설을 부수고 포크레인으로 건물을 강제 철거하는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사회주의 국가니까 가능한 일들일 것이다. 또 공해를 발생시키는 많은 기업인들과 지방정부 관료들이 처벌받고 공장들은 폐쇄됐다. 2017년 한 해 동안 화북지방에서 지난해에만 무려 18만개의 소규모 오염 공장들이 문을 닫거나 개선됐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강력한 수준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경제도 중요하지만 국민 건강이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