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병사들의 일과 후 외출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지난 3월 28일 육군 제1군사령부에서 ‘국방개혁2.0’의 핵심과제인 병사 복지와 병영문화 개선 방안을 설명했다. 이 자리는 평창동계올림픽 지원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육·해·공군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간담회였다. 국방부는 빠르면 5월부터 각 군 1개 부대를 대상으로 평일 일과 후 병사 외출을 시범적으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연말에 확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다. 다만 최전방은 제외하며 비상시에도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이 문제가 논란이 되자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여론 조사를 실시했다. 지난달 26~30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천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36.9% 찬성, 49.2% 반대라는 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 국민 절반 정도가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복무 연령대인 20대에서는 ‘조건부 찬성’ 의견이 53%로 가장 높았고 전면 반대는 40%였다. 그리고 30대는 찬성과 반대 의견이 42.3:41.4로 팽팽했다. 40대는 오차범위 내이기는 하지만 47.7:43.1로 조건부 찬성자가 약간 많았다. 그러나 50대 이상에서는 전면 반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50대의 경우 찬성이 24.1%였던 반면 반대가 76.2%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60대 이상은 찬성 23.0%, 반대 60.6%였다. 성별로는 남자 52.6%가 전면 반대, 여성은 45.8%가 전면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국방부의 평일 일과 후 병사 외출 방침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유는 이렇다. 우선 국방력을 떨어트린다는 것이다. 앞으로 군 복무기간도 18개월로 줄어들게 되는데 전투력을 약화시키고 기강 해이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최전방과 후방간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빈부 차이로 인한 병사 간 갈등도 우려된다. 한 누리꾼은 “형편 좋은 집안 출신 병사는 마음껏 외출을 즐길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병사 사이의 위화감이 조성돼 또 다른 군대 사고가 발생할 여지가 많다”고 걱정한다.
찬성 쪽의 의견은 고된 훈련과 작업, 근무 등으로 인해 힘들어 하는 병사들에게 자유시간을 줌으로써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다고 한다. 좀 더 열심히 근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현역 근무하는 병사들과 입대를 앞둔 젊은이들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무조건 반대나 대책 없는 찬성보다는 좀 더 나은 방안을 생각해 봤으면 한다. 전일 외출이나 휴가를 더 늘리는 것도 한 가지 방안이 될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