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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구름 노블텍스*

구름 노블텍스*

                                        /고종목

구름을 해체한다

폭 72인치 길이 108인치 크기로 자른

구름 노블텍스 한 장 재단대 위에다 펼친다

옷본을 구름 위에 놓고 각을 뜬다

싹둑싹둑 해체된 구름 노블텍스 위로 바늘이 걸어간다

□각 ▷각 모양으로 불가사리 진달래 분홍 꽃잎 모양을

八자 뜨기 별 뜨기를 한다 풀로 붙이고 시치고 박고 햇살

한 가닥에 조각들을 죽 꿰어 뒤집는다 햇살다리미로 주름

살을 편다 황조롱이 눈알 같은 ◎ 단추를 단다

욱신거리는 구름옷 한 벌 툭툭 털고 일어선다

거울 앞에 입고 서서 단추를 끼운다

망초꽃 피는 여름 길을

줄무늬, 별무늬, 체크무늬 구름이 걸어간다

* 1960~70년대 생산된 양복천의 이름


- 고종목 시집 ‘바늘의 언어’ / 글나무



 

그에게 있어 바느질이 시를 쓰는 일이고, 시 쓰는 일이 바느질이다. 바늘이 그이고 그가 바늘이다. (오혜정 시인의 시 해설 中 ) 제목을 왜 ‘구름 노블텍스’라고 했을까 생각해봤다. 그냥 양복 천 이름이었겠지만, <노블/‘귀족의, 당당한, 불활성의’. 텍스/섬유나 실의 굵기> 뜻이 그러했다. 시인은 자신이 평생 해온 바느질에 대한 긍지로써, 자신이 지은 옷을 입고 거울 앞에 선 모습이 구름처럼 가벼우며 귀족적인 당당한 모습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각 ▷각 모양 불가사리 진달래 분홍 꽃잎 모양을 八자 뜨기 별 뜨기로 죽 꿰어 뒤집고, 천연기념물 323-8호로 지정된 황조롱이 단추까지 달고서 망초꽃 피는 여름 길을 줄무늬 별무늬 체크무늬로 화려하게 걸어가는 구름 노블텍스 한 벌. /김은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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