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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아포리아]배우자의 사랑 그릇

 

출장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다. 아내에게 전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바쁜 일정이었지만, 어떻게든 시간을 만들어 아내가 좋아할 만한 선물을 준비했다. 포장된 선물을 보면서 기뻐할 아내의 얼굴을 떠올린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아내에게 선물을 보여준다. 그런데 반응이 예상과 전혀 다르다. 고민해서 준비한 선물은 테이블 위에 던져지고 시큰둥한 반응만 돌아온다. 그리고 이런 말이 돌아온다. “누가 선물 사달래? 전화 한 통 하는 게 그렇게 힘들어?” 무엇이 잘못됐는지 모르겠다.

내가 알지 못하는 외국어로 상대가 이야기하면 대화가 되지 않는다. 그 사람의 말을 전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랑도 마찬가지다. 부부에게 있어서 누군가에게 ‘선물’과 ‘전화 한 통’은 마치 외국어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서로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 속에 ‘사랑 그릇’을 갖고 있고, 그것을 채우려는 기본적 욕구를 느낀다. 그 그릇을 누가 채워야 할까? 반드시 배우자가 해야 한다. 만약, 배우자가 내 사랑 그릇을 채워주지 못 한다고 느끼면 그것을 채워줄 다른 누군가를 찾기 시작한다. 배우자의 사랑 그릇을 잘 채워주고 있는가? 그리고 내 사랑 그릇은 얼마나 채워져 있는가?

‘5가지 사랑의 언어’의 저자 게리 채프먼은 서로 다른 사랑의 소통 방식 5가지를 이야기한다. 먼저 ‘인정하는 말’. 이 방식을 사랑의 언어로 가진 사람은 상대에게 “사랑해”, “고마워”, “당신 덕분이야” 등 칭찬과 격려의 말로 사랑을 표현한다. 두 번째 ‘함께하는 시간’. 산책, 대화, 여행 등 상대와 함께 시간을 공유하고 같은 활동 하는 것을 원한다. 함께하는 시간동안 상대에게 완전히 집중하면서 사랑을 표현한다. 세 번째 ‘선물’. 선물을 주고받음으로써 사랑을 표현한다. 선물은 내 사랑의 증표이다. 네 번째 ‘봉사’. 힘들어도 상대를 위해 안마, 집 청소, 식사 준비 등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의 사랑을 표현한다. 마지막 ‘신체적 접촉’. 손잡기, 포옹, 쓰다듬기 등 상대와의 신체접촉을 통해 사랑을 표현한다.

여기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상대가 내 사랑의 언어와 같은 방식으로 나에게 사랑을 표현해야만 사랑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내 사랑의 언어와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면 상대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인정하는 말’을 사랑의 언어로 가진 배우자에게 ‘선물’이나 ‘인정하는 말’로 자신의 사랑을 아무리 많이 표현하더라도 배우자의 사랑 그릇은 채워지지 않는다.

매슬로의 욕구단계설은 ‘인간의 생존→안전→애정/소속→존경→자아실현’의 욕구 추구 순서를 이야기한다. 생존과 안전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 우리는 타인과 관계를 맺고 어딘가에 소속되어 서로 사랑을 나누며 살고자 하는 것을 가장 기본적 욕구로 갖고 살아간다. 이 기본적인 욕구를 가족, 특히 배우자를 통해 해결되지 않으면 부부 아포리아(난관)에 부딪힌다. 나만 노력하는 것 같고 배우자가 자신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난관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지만 모르고 있다면 헛고생만 하게 된다.

배우자의 방식대로 사랑을 표현해야 난관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사랑을 느끼는 방식, 내 사랑의 언어가 무엇인지 배우자에게 알려야 한다. 배우자의 사랑 그릇을 채우는 것만큼 내 사랑 그릇을 채우는 것도 중요하다. 배우자의 사랑의 언어를 알고 서로의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할 때 사랑 그릇이 채워지고 배우자가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요청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이같은 질문에 대해 ‘가족’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사랑’과 ‘나’라고 대답한 사람이 많았다는 설문조사가 있다. 결국 ‘나’와 ‘가족’이 서로 ‘사랑’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는 존재가 바로 사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의 중심에는 부부가 있다. 오늘 저녁에는 아내와 손을 잡고 산책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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