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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빈 항아리

 

빈 항아리

                                             /진순분

어머니 손길 닿아 반질대던 장독대

우주를 앉힌 깊 푸른 항아리 속에

배냇적 그 품 그리움

고즈넉이 고였네

밤새운 시름이 하얀 박꽃으로 피어나서

부르면 청량한 울림 웅숭깊은 시간 읽는

울음 넋, 텅 비어 맑은

샛별 하나 밝게 돋네


 

어머니 손길 때문에 시인의 솜씨가 남다른 맛을 내는 것일까. 시인은 어머님에 대한 일상의 그리움을 넘어 파고에 친 기억을 끌어올려 현실에 접목하고 있다. 모정의 아픔과 극한 상황에서도 새벽을 보고 밤하늘의 별빛에 그리움을 달랜다. 시인이 현대시조100인선 시조선집 『블루 마운틴』에서 만나듯 엄격한 율격을 요하는 시조의 매력에는 시인의 배려와 특유의 개성을 남기는 언어의 조탁으로 恨(한)에 서린 울먹임이 심금을 울린다. 밤을 새워서 忍苦(인고)의 시간을 넘기는 동안 문득문득 어머님생각으로 나이듦의 서러움을 발견하는 것일까. 기교보다 심층에서 솟구쳐 뿜어내듯 가슴에서 내는 사색이 정서적으로 안정된 질서의 순환을 만나는 좋은 시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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